국내 벤처 투자는 정말 회복세일까 [긱스]
최근 정부가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 결성 동향을 발표했습니다. 1년 전보다 국내 투자가 줄었지만 미국 등 해외 다른 국가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관련 내용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투자 줄었지만 선방?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0일 '2023년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을 발표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벤처 투자액은 10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5% 줄었다. 벤처투자액은 2020년 8조1000억원에서 2021년 15조9000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하지만 2022년 12조5000억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는 더 줄었다.
하지만 정부는 한국은 관련 투자의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달러 환산시 2023년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코로나19 이전(2020년)보다 22% 증가했지만 미국(1% 감소)과 유럽(4% 증가) 등은 2020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서 유럽 기준은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스페인, 스웨덴 등 유럽 전 지역 벤처투자 합산액이다. 이어 "각국 벤처 투자는 유동성 확대 등으로 이례적으로 급증했던 2021~2022년 대비로는 줄었으나 한국 시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양호했다"고 덧붙였다.
벤처 투자액 규모 증가세도 괜찮다는 것도 정부의 주장이다. 중기부는 "국내 벤처투자 규모(10.9조원)는 2021~2022년 제외시 역대 최고 수준으로 2008년(1.2조원) 이후 연평균 16% 늘면서 중장기 성장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간 투자액은 10.9조원으로 코로나19 이전 최고치(2020년·8.1조원)보다 35% 증가했으며 2022년(12.5조원) 대비로도 감소폭(12%)이 제한적이었다"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작년의 투자 회복세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최근 4개 분기 연속으로 투자액이 늘었을뿐 아니라(1.8조원 → 2.7조원 → 3.2조원 → 3.3조원) 2023년 하반기(6.4조원)의 경우 2022년 하반기(4.8조원) 대비 33% 증가하는 등 양호한 흐름"이라고 밝혔다. 이어 "벤처투자회사 등(신기술금융사 등 제외)의 월별 투자액도 1월 이후 상승세로 전환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벤처 투자가 몰린 분야는 변했다. 비대면과 바이오 등의 2021~2022년에 선호도가 높았던 코로나19 확산 관련 업종 대신 AI 반도체, 로봇 등 딥테크 분야가 주요 투자 대상으로 떠올렀다. ‘ICT제조’와 ‘전기·기계·장비’ 등 2개 업종 투자액은 1년 전보다 63% 와 40% 증가했다. 반면 ‘ICT서비스’와 ‘유통·서비스’ 투자액은 같은 기간 36%와 43% 감소했다.
업력에 따른 벤처 투자 증감은 엇갈렸다. 3년 이하 기업에 대한 투자액은 2조6808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2% 감소했다. 반면 설립 7년 초과 기업에 대한 투자액은 5조1616억원으로 전년보다 6.9% 늘었다.
지난해 펀드 결성액은 12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7% 줄었다. 펀드결성액은 2020년 약 10조원에서 2021년 17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2021년 17조7000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크게 줄었다.
5兆가 사라졌다?
5조3000억원(스타트업얼라이언스) vs 10조9000억원(중소벤처기업부)
정부의 이번 발표는 민간 조사업체의 수치와 차이가 크다. 스타트업 지원기관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지난해 벤처투자 액수를 5조3000억원으로 집계해 전년보다 52% 줄었다고 발표했다. 정부와 민간 기관 통계가 차이 나는 것은 두 기관의 집계 방식이 달라서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기업의 발표 자료와 언론 보도를 기초로 통계를 냈다. 투자금액이 비공개인 경우 ‘0원’으로 입력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집계한 지난해 전체 투자 1284건 중 투자금이 0원으로 입력된 사례는 735건(57%)이다. 반면 중기부는 VC들을 조사해 벤처투자 시장 규모를 파악했다.
2022년엔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중기부의 통계 차이가 크지 않았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2022년 벤처투자액을 11조1404억원으로 추계했다. 정부가 집계한 12조6105억원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업계에선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투자유치 사실을 알린 기업 자체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주완/고은이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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