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우크라이나 파병 준비설…마크롱 "배제 안해"

슬로바키아 총리 '일부 국가 파병 검토' 언급
마크롱 파병 질문에 "어떤 것도 배제해선 안돼"
러 대사 "파병하면 나토-러 직접 충돌" 경고장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州) 주요 도시인 크라마토르스크 소방대원들이 러시아 미사일에 파괴된 정수장에서 잔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

유럽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직접 군대를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3년째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러시아의 직접 충돌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이날 자국 TV 연설에서 나토와 유럽연합(EU) 몇몇 나라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따고 말했다.

피초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자국 군대를 보내고 싶어하는 나토 및 EU 국가들의 양자협정이 곧 실시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대해 우리는 심각한 안보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 각국 지도자와 북미 장관급 인사 20여명이 참석한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를 앞두고 나왔다.

파초 총리는 "슬로바키아를 포함해 몇몇 나라들은 결코 파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만약 유럽국가들이 실제 군대 파병을 결정하면 "엄청난 긴장 고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 여론에 힘입어 4번째 총리직에 오른 친 러시아 인사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가운데)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왼쪽),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오른쪽) 등 유럽 지도자들이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 모여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파리 회의를 주최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래에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하는 걸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상군 파병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면서도 "어떤 것도 배제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러시아가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게 모든 조처를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할 가능성을 부인해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14일 "나토나 나토의 우방은 분쟁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강조했었다. 결국 '파병'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밀리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유럽의 파병 가능성을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콘스탄틴 가브릴로프 빈 주재 유엔안보협력기구 러시아 대사는 이날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에 "나토와 러시아 간의 직접적인 충돌로 변할 수 있는 분쟁 위험 확장의 결과는 매우 예측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EU와 나토 국가의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에 자금을 댈 수 있도록 세금을 내고 있는 유럽 시민들이 유럽에서도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원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 국가도 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병이 자칫 확전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친러 행보를 보여온 슬로바키아에 이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나토 최전선' 폴란드와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도 파병 계획이 없다며 선을 긋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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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미현 기자 marialmh7@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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