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여기서 발전 못하면 전역해도 안 돼"…'재활공장' 김천 이끄는 정정용 감독의 의지

(베스트 일레븐=태평로)

김천 상무 정정용 감독이 '재활 공장'이라는 팀의 별명을 두고, 팀이 마땅히 해야 할 기능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26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개막 미디어 데이'가 열렸다. 이번 시즌 K리그1에 참가하는 울산 현대·포항 스틸러스·광주 FC·전북 현대·인천 유나이티드·대구 FC·FC 서울·대전 하나시티즌·제주 유나이티드·강원 FC·수원 FC·김천 상무 총 12개 팀 감독과 선수가 참가했다.

본식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김천 정정용 감독은 "올해는 어찌 됐든 각오를 가지고 한번 가볼까(싶다)"라며 "우리도 팀으로서 초반에 보여주고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정 감독은 대한민국 연령별 국가대표 감독을 거쳐 이후 서울 이랜드를 맡았다. 지난 시즌에는 시즌 중도에 김천 지휘봉을 잡아 유일한 K리그1으로의 승격 팀으로 만들었다. 커리어 중 K리그1 팀 지도자는 처음이다.

김천에는 '재활 공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소속 팀에서 출전 기회를 충분히 잡지 못한 선수들이 입대 후 기량을 끌어올린 케이스가 많다. 지난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정 감독도 이 별명을 잘 알고 있었다.

오히려 군 팀으로 분명히 해야 할 역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그다. 정 감독은 "그게 이 팀이 할 일 중 한 가지다. 재활 공장이라는 말이 억양이 조금 안 좋긴 하지만, 발전해 나갈 수 있는 한 단계에서 터닝 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이곳에 와 전역하면 마음껏 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된다. 김천이 축구 선수로서 (발전하는)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1년 6개월 동안 할 수 있는 게 운동밖에 없다. 할 수 있는 게 한정됐다. 여기서 제대로 못 하게 되면 나가봐야 내가 볼 땐 안 된다"라며 "무조건 여기서 발전하고 터닝 포인트를 만드는 게 내가 선수에게 주입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FC서울 공격수 조영욱은 지난 시즌 김천의 최전방을 이끌며 맹활약했다. 7경기 연속골을 넣어 K리그2 연속골 타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후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을 따고 예술체육요원 자격을 얻어 보충역으로 편입됐다. 이른바 조기 전역을 한 셈이다.

정 감독은 "영욱이는 (서울에서)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김천은 외국인 선수가 없어 공격수들이 기회를 잡기 딱이다. 그런데 이제 돌아가면 외국인 선수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신이 이겨내야 한다"라고 애정 섞인 조언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렇게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데 하필 린가드가 왔다"라며 웃었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