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프트 효과’에 웃는 싱가포르…기회 놓친 주변국은 ‘아쉬움’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을 앞둔 싱가포르가 ‘스위프트 효과’로 들썩이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AFP통신이 전했다. 이번 공연 유치에 실패한 이웃 국가들은 아쉬움을 내비쳤다.
스위프트의 공연은 다음달 2일부터 9일까지 6차례에 걸쳐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2월까지 이어지는 ‘에라스’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동남아에선 유일하게 싱가포르가 공연지로 낙점됐다. 공연은 일찌감치 전회차 매진됐다.
공연 기간 인구 600만명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에 적어도 30만명이 몰려들 예정이다. 특히 가까운 말레이시아에서 많은 ‘스위프티’(스위프트 팬덤)가 올 것으로 보인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온다는 한 대학생(20)은 “꿈이 이루어졌다.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한다”고 AFP에 밝혔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온 한 팬 역시 “이미 방이 많이 나가서 더 비싼 호텔을 예약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번 스위프트 공연 덕에 싱가포르는 일명 ‘스위프트노믹스’(스위프트+이코노믹스)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공연 소식이 알려진 지난해 중순부터 공연장 주변 호텔이 매진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싱가포르항공과 말레이시아항공 역시 싱가포르행 항공편 수요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공연 외 다른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수도 있다.
스위프트의 이름과 곡명을 딴 관광상품도 등장했다.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은 5만싱가포르달러(약 4950만원)짜리 스위트룸과 교통편 등이 포함된 ‘와일디스트 드림즈’ 패키지가 매진됐다고 밝혔다. 세부퍼시픽항공은 다음달 1~9일 싱가포르행 항공편에 스위프트의 출생연도와 5집 타이틀에서 따온 ‘1989’를 붙였다.
싱가포르 공연을 바라보는 주변국은 심정이 편치만은 않다.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 지난해 공연 유치전에 뛰어든 바 있다. 싱가포르가 스위프트 공연을 동남아에서 독점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금전을 제공했다는 불만까지 나왔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지난 17일 한 포럼에서 “동남아 국가 중 싱가포르에서만 공연이 열리게 된 데는 싱가포르의 ‘재정적 유인’이 결정적이었다. 싱가포르가 독점권을 얻는 대가로 (공연 기획사 측에) 공연당 200만~300만 달러(약 26억7000만원~40억원)를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세타 총리는 이를 미국 종합엔터테인먼트 그룹 AEG와의 회의에서 알게 됐다며 “미리 알았다면 정부가 5억밧(약 185억원) 이상을 지원해서라도 태국으로 유치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공연 유치의 경제 효과를 그 이상으로 기대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AFP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는 세타 총리의 주장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으나 “스위프트의 공연이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것 같다”고 밝혔다.
산디아가 우노 인도네시아 관광창조경제부 장관은 지난 23일 “인도네시아 관광산업을 위해 ‘스위프트노믹스’를 경험하고 싶다. 스위프티들에겐 안타깝게도 스위프트가 오지 못해 유감이다. 그의 싱가포르 일정은 꽉 찼지만 이는 우리의 다음 계획을 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노이 | 김서영 순회특파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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