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쇼몽'이 떠오를 만큼 양측의 극명하게 상반되는 기억과 진술…그럼에도 오지영의 징계는 최고수준인 ‘자격정지 1년’
한국배구연맹(KOVO)은 27일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페퍼저축은행 선수 간 괴롭힘과 관련해 2차 상벌위원회를 열었다. 지난 23일 열린 1차 상벌위원회에 출석했던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 오지영과 피해자 2명 중 1명(B)가 출석했고, 이날도 두 선수가 출석해 이 사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소명했다. 페퍼저축은행 구단 관계자도 출석해 구단에서 파악한 내용과 구단의 의견을 소명했다.
◆ 명백하게 갈리는 양측의 입장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오지영의 A,B 선수에 대한 괴롭힘을 인지한 것은 지난해 11월 쯤으로, 구단 내 자체 조사를 통해 괴롭힘이 있었다는 것을 확정지었다. 이후 한국배구연맹 고충처리센터에 신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11월쯤 인지해서 지난 15일 고충처리센터에 신고하기까지 약 3개월여의 기간 동안 자체 조사하는 과정에서 분명 오지영에게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말했다.
오지영과 피해 주장 선수들의 의견이 이렇게 상반되는 데도 연맹 상벌위는 오지영에게 징계를 내릴 수 있는 최고수준인 자격정지 1년을 내렸다. 사실상 피해 선수들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징계의 근거는 선수인권보호위원회규정 제 10조(징계·제재금) 1항의 4호 ‘폭언, 그밖에 폭력행위가 가벼운 경우 : 1개월 이상 1년 이상의 자격정지 또는 1백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다. 1년은 상벌위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징계다. 1988년생으로 어느덧 30대 중반인 오지영에게는 사실상 선수생활이 끝나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는 중징계다.
상암동=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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