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회사 사장, 할만합니다…월급쟁이보다 낫죠" [책과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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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널의 뉴미디어 시대라지만, 책은 여전히 많은 사람에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존재입니다.
비즈니스나 리더십 관련 책은 큰 조직, 대기업을 이끄는 성공한 사람을 다루는 경우가 많지만, 그는 작은 회사에 적용할 만한 사업 노하우는 따로 있다고 말한다.
강 사장은 자신의 작은 회사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찾아낸 회사 운영의 노하우를 담아 책 '나는 작은 회사 사장입니다'를 출간했다.
그는 이 책이 작은 회사의 사장을 위한 지침서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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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다채널의 뉴미디어 시대라지만, 책은 여전히 많은 사람에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존재입니다. 책은 전문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부터 각 분야 유명인사와 스타들 및 이웃들의 흥미로운 경험들을 기반으로 탄생합니다. [책과 사람]을 통해 각양각색의 도서들을 만들어 낸 여러 저자들 및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책은 물론 그들의 삶도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강덕호(52) 대표는 20명도 안 되는 직원으로, 한국과 중국에서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이다. 비즈니스나 리더십 관련 책은 큰 조직, 대기업을 이끄는 성공한 사람을 다루는 경우가 많지만, 그는 작은 회사에 적용할 만한 사업 노하우는 따로 있다고 말한다.
그가 운영하는 회사는 HENIX 浙江绍兴知中有限公司(절강소흥지중유한공사, 중국 법인)와 UNITEX(한국 법인)이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섬유 원단을 미국 월마트, 타깃 AEO 등에 공급하는 일을 하는 사업체다. 20년 전 '니트 원단'의 사업 가능성을 보고 32세에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장사'를 시작해 오늘날 '사업'을 일궈냈다. 강 사장은 자신의 작은 회사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찾아낸 회사 운영의 노하우를 담아 책 '나는 작은 회사 사장입니다'를 출간했다.
그는 이 책이 작은 회사의 사장을 위한 지침서라고 말한다. 작은 회사 사장의 운영 노하우는 큰 회사 사장의 운영 노하우와 무엇이 다를까. 그를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이 책을 집필하게 된 특별한 목적이나 계기가 있다면.
▶사업체를 운영하던 중 코로나19 기간에 업무 공백이 많아졌다. 그래서 그 시간에 평소 틈틈이 기록해 두었던 메모들을 정리하고 엮어서 출판까지 하게 됐다. 내용은 주로 나처럼 작은 회사를 창업해서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실전 노하우를 담았다. 서점가에는 주로 재벌이나 대기업 회장의 성공담을 다룬 책이 많다. 하지만 나처럼 작은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사장의 '셈법'은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
-작은 회사의 셈법은 구체적으로 무엇이 다른가.
▶작은 회사의 사장은 조직이 작다 보니 아무래도 조직의 체계보다는 사장의 생각이나 구상으로 사업 방향과 실행에 운영되는 일이 많다. 하지만 그럴수록 시장을 바라보는 독창적인 안목을 갖춰야 한다. 틈새를 파고들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작은 조직이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큰 조직과는 다른 적은 인원과 작은 규모로 순발력과 융통성을 발휘하는 조직을 운영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 책을 통해 설명하고 하는 작은 회사와 대기업의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인가.
▶작은 회사는 장사와 사업, 두 가지의 내용과 외형을 모두 가지고 있다. 즉 사장의 개인적인 노동 의존도와 의사 결정 개입 수준이 다르다. 직원들이 사장의 지시만 기다린다면 장사이고, 시스템에 의해 결정이 내려지고 실행된다면 사업이다. 장사는 공간 제약이 있지만, 사업은 공간 제약이 없다. 또한 장사는 유지를 지향하지만, 사업은 확장을 지향한다. 그런데 작은 회사는 장사적 속성과 사업적 속성을 모두 지니고 있어서 사장의 역량에 따라 '장사'를 하는 회사가 될 수도 있고 '사업'을 하는 회사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에는 비즈니스 상식을 뒤집는 주장도 많은데.
▶그렇다. 가령, 손해 보는 거래라도 필요하다면 투자로 생각하고 일단은 시작하라는 것이다. 모든 거래는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선(善)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나도, 상대방도 모두 승자가 된다. 거래는 소통이며, 서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만난 것이다. 그것을 확인하는 자본주의적 과정이 비즈니스임을 알아야 한다. 중국 시장을 보는 안목도 마찬가지다. 흔히 중국 시장은 접근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돈이 보이는 곳에는 반드시 거래가 성사된다. 그것이 비즈니스 세계의 이치다.
-대기업 회장님 자서전은 읽지 말라는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그들로부터 배워야 할 삶의 태도, 결단력, 추진력, 리더십 등은 있다. 하지만 작은 조직에는 어울리지 않는 신화적이고 비현실적인 일화가 너무 많다. 그런 신비적 영웅주의에 현혹되지 말라는 말이다. 대기업은 설령 실패하더라도 자체 역량이나 다른 사업으로 손해를 메울 수 있다. 하지만 작은 회사는 다르다. 한두 가지 기술이나 아이템으로 승부를 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잘못된 판단과 결정은 회사 경영에 치명적이다. 작은 조직을 움직이는 노하우는 따로 있다.
-작은 회사의 사장에는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가.
▶그것은 한마디로 유연하고 융합적인 리더십이다. 예를 들어, 결정 전 단계에서는 사원들의 의견도 경청해야 하지만, 한번 결정된 사안은 사장이 주도하고 가야 한다. 동시에 직원들의 업무의 전문성을 존중하면서도 사업 기회 창출, 비전 제시, 조직 관리, 회계 영업 업무 등 회사 내 모든 업무를 전부 장악해야 한다. 작은 조직의 사장은 주도적으로 신속하게 판단하고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
-사회학이 전공이던데, 인문학 공부가 사업에 도움이 되는가.
▶물론이다. 인문학은 실용 학문은 아니지만, 실용 학문에서는 배울 수 없는 근본적인 가치를 보는 안목을 길러준다. 문학적 소양과 감수성, 인간에 대한 성찰은 사업적 마인드의 근본을 형성한다. 그것이 앞서 말한 유연하고 융합적인 리더십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오늘날 기술을 중시하는 사회에도 사업적 창의력이나 아이디어를 내는 근원은 바로 인문학적 소양이다. 특히 고전과 현대의 철학, 문학, 사상들과 접해본 경험은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을 이해하고 대화를 이끄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작은 회사 사장은 할 만하다는 것이다. 월급쟁이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직장이라는 울타리에서 안정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그러기엔 이 세상은 너무나도 재밌고 흥미로운 것이 가득하다. 그것이 다 사업의 기회다. 작은 모험을 감행해 자본주의의 심장으로 과감하게 들어가 사업을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익숙한 것만 열심히 해서는 조금 바쁜 동일한 삶을 살게 될 뿐이다. 당당하게 '모험하는 인간'이 되면 보다 큰 기회를 만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이 책을 읽어주었으면 좋겠는가.
▶이 책은 아이템이 무엇이든, 자기 사업을 원하는 사람,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 작은 회사를 운영 중인 사람, 소상공인을 위한 책이다. 또한 사업이 아니더라도 뭔가 인생의 색다른 도전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진로에 고민 중인 대학생들에게는 이 책을 통해 세상을 좀 더 긍정적이고 넓게 볼 안목을 가져보라고 말하고 싶다. 대기업이나 큰 조직만이 답은 아니며, 미개척 시장에서 기회를 창출하는 역량 있는 작은 회사들에 주목하고, 스스로도 사장이 되어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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