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얼마나 어려운지 깨달아"…'다년계약 거절' 뷰캐넌, 美 복귀전 2이닝 2실점→아쉬움 컸던 첫 등판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건넨 다년계약을 거절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데이비드 뷰캐넌(필라델피아 필리스)이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뷰캐넌은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젯블루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보스턴 레드삭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뷰캐넌은 이번 겨울 삼성 라이온즈의 결별이 확정됐다. 지난 2020시즌 삼성의 유니폼을 입은 뷰캐넌은 KBO리그 데뷔 첫 시즌 27경기에서 15승 7패 평균자책점 3.45의 훌륭한 성적을 남기며 '에이스'로 우뚝 섰다. 아쉬움의 연속이었던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삼성의 영입이 '신의 한 수'로 연결되는 모습.
첫 시즌은 시작에 불과했다. 뷰캐넌은 이듬해에도 삼성과 동행을 이어갔고, 30경기에 등판해 16승 5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3년차인 2022년에도 11승 8패 평균자책점 3.04으로 활약했고, 지난해에는 30경기에 나서 188이닝을 소화, 12승 8패 평균자책점 2.54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삼성이 정규시즌을 8위로 마쳤던 것을 고려하면 얼마나 훌륭한 활약을 펼쳤지 알 수 있었다.
KBO리그에서 4시즌을 뛰는 동안 113경기에 등판해 54승 28패 평균자책점 3.02의 성적을 남긴 뷰캐넌은 한국에서 조금 더 안정적인 생활을 희망, 삼성과 '다년계약'을 원했다. 삼성 또한 뷰캐넌이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자매리김 한 만큼, 구단이 제시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제안을 건넸다. 그런데 여기서 이견이 생겼다. 뷰캐넌이 더 큰 규모의 계약을 요구했던 것이다. 그 결과 삼성과 뷰캐넌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결별을 맞게 됐다.
삼성과 작별하게 된 뷰캐넌의 선택지는 메이저리그 복귀였다. 뷰캐넌의 '친정'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지난 14일 "우완투수 데이비드 뷰캐넌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한 것. 뷰캐넌은 지난 2010년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당시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전체 231순위에서 필라델피아의 지명을 받았다. 그리고 5년의 마이너리그 생활 끝에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뷰캐넌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 20경기(117⅔이닝)에 등판해 6승 8패 평균자책점 3.75의 성적을 남기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으나, 이듬해 크게 부진한 끝에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그리고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입단해 3시즌 동안 20승 30패 평균자책점 4.07로 아쉬움을 남긴 후 삼성과 연이 닿았었다.
KBO리그 시절 4년 동안 보장 금액만 410만 달러(약 55억원), 옵션을 모두 벌어들였을 경우 565만 달러(약 75억원)를 손에 넣었을 수 있었던 만큼, 개막전부터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이 돼 풀타임 시즌을 치르더라도 연봉이 74만 달러(약 10억원)에 불과한 스프링캠프 초청 자격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에는 아쉬움이 뒤따랐다.
그리고 뷰캐넌이 27일 시범경기 첫 등판에 나섰는데, 매우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경기 시작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뷰캐넌은 0-0으로 맞선 1회말 선두타자 타일러 오닐에게 안타를 맞으며 경기를 시작했다. 이후 뷰캐넌은 라파엘 데버스를 3루수 뜬공, 트레버 스토리를 삼진 처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는데, 후속타자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실점 위기에 놓였다. 그리고 롭 레프스나이더에게 적시타를 허용,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지는 위기는 실점 없이 마무리했으나, 2회에도 실점은 이어졌다. 뷰캐넌은 2회말 선두타자 타일러 하이네만에게 안타를 내주며 이닝을 시작했다. 1회와 흡사한 흐름. 이후 마크 콘트레라스를 1루수 땅볼로 잡아냈으나, 이어지는 1사 2루의 위기에서 니코 카바다스에게 적시타를 내주면서 2실점째를 마크했다. 다행히 후속타자 오닐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이닝을 매듭지었지만, 복귀전의 아쉬움은 매우 컸다.
'MLB.com'에 따르면 뷰캐넌은 경기가 종료된 후 "메이저리그에서 투구를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경기 자체가 얼마나 빨리 진행되는지를 알게 됐다. 투수로서 남자로서, 내가 누구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하지만 빅리그 환경으로 돌아온 것만으로도 매우 즐거웠다"고 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일단 시범경기 한 경기로 모든 것을 평가하기는 분명 이르다. 남은 경기에서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고, 그를 통해 실력으로 '증명'하면 되기 때문. 그러나 분명한 것은 첫 단추를 잘못 뀄다는 점이다. 과연 뷰캐넌이 빅리그에서 2024시즌을 시작할 수 있을까. 필라델피아의 선발진이 워낙 탄탄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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