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 부차관보 “한국, 우크라이나에 국방 물자 더 지원하길 기대”
미국 정부는 한국이 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에 대공 방어 체계를 포함해 더 많은 국방 물자를 지원하기를 기대한다고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가 밝혔다.
유리 김 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26일(현지시간) 한미연구소(ICAS) 주최 화상 심포지엄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탄약 등 군사적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정치적 지지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방어 지원(defense support)을 제공했으며, 우리는 그와 같은 물자 지원을 더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 부차관보는 이어 한국은 50여개국이 참여하는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 그룹(UDCG)의 일원이라면서 “미국은 (UDCG 내) 모든 연합국이 대공 방어 시스템이든 요격기이든, 혹은 탄약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155㎜ 포탄”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한국으로부터 대여받은 155mm포탄 50만발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김 부차관보는 미국이 한국에 구체적으로 무기 지원을 요청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모든 연합국에게 대공 방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런 요청을 매우 폭넓게 했다”며 “50여개국 모두 대공 방어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북한의 대러 무기 제공과 관련해선 “북한의 무기 체계와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실제 쓰이고 있는 것을 매우 우려한다”며 “러시아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제재 위반에 앞장서는 대신 제재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북·러 군사협력 심화를 “중국도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러시아에 내주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 부차관보는 이날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이 확정된 것을 환영하면서 “나토가 더욱 크고 강력해지고 역량을 갖추게 만든 것은 바로 블라디미르 푸틴”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기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나토가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우리는 모든 나토 동맹국이 나토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여하도록 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나토 회원국들이 합의한 ‘국내총생산(GDP)의 2% 방위비 지출’ 목표를 언급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용 분담(burden sharing)에 대한 질문들을 환기했다”며 “(집단방위를 규정한) 나토 헌장 5조는 신성한 서약이지만 우리 모두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 부차관보는 오는 7월 워싱턴에서 개최 예정인 나토 75주년 기념 정상회의에서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국가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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