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 전 살해" 제기된 나발니…맞교환 협상 있었나, 없었나

초기 논의는 있었던 듯…러와 합의는 불분명
미·독 "확인 거부"·러 "모르는 일"…의문만 증폭

[모스크바=AP/뉴시스] 알렉세이 나발니 (사진=뉴시스DB) 2024.02.27.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이달 중순 옥중 돌연사한 러시아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수감자 교환 석방 직전 숨졌다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관련국들이 확인을 거부하고 있어 진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6일(현지시간) 외신들을 종합하면 나발니 동료인 마리야 페브치흐는 이날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나발니가 수감자 교환 협상을 통해 석방되기 직전에 돌연사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배후로 지목했다.

그는 "지난 15일 저녁 협상이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는 확인을 받았다. 그는 며칠 내 풀려났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발니는 다음날인 16일 수감돼 있던 최북단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산책 후 의식을 잃고 숨졌다. 러시아 당국은 혈전에 의한 자연사라고 주장했다.

페브치흐는 나발니 및 '러시아에 억류된 미국 시민권자 2명'이 독일에 수감돼 있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소속 암살자 바딤 크라시코프와 맞교환될 예정이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시민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지만 미 해군 출신 폴 훨런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초기 논의 있었던 듯…최종 타결은 불분명

CNN에 따르면 익명의 한 서방 당국자는 "수감자 교환에 대한 논의가 초기에 진행됐지만, 나발니가 사망하기 전 공식 제안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초기 논의는 미국과 독일 사이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초기 논의에서 크라시코프가 거론됐는지 여부와 미국 시민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가디언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크라시코프를 나발니 및 러시아에 수감돼 있는 다른 죄수들과 교환하는 '논의'가 있었지만 푸틴이 나발니 교환에 동의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나발니 석방 협상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최근 몇 달 동안 서방 지도자들이 러시아와의 잠재적인 포로 교환자 명단에 나발니를 포함하려 하다는 소문이 돌았다. 독일 언론은 독일 당국이 나발니와 크라시코프 맞교환을 논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나발니 측근 세르게이 구리예프는 지난해 9월 가디언 인터뷰에서 "나발니와의 직간접적인 서신을 통해 그가 러시아에 더 이상 남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고,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독일이 나발니 맞교환을 요구했지만 협상이 타결됐다고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미·독, 확인 거부-러 "알지 못해"…나발니 사망 의문만 증폭

미국과 독일 정부는 공식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관련 질의에 "해외 억류자들을 석방하기 위한 내부 논의나 우리의 작업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오랫동안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해왔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이어 러시아에 억류돼 있는 훨런과 게르시코비치가 교환 대상자에 포함됐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밀러 대변인은 "부당하게 억류된 미국인이나 전 세계에 억류된 다른 사람들의 석방과 관련해 외교 파트너들과 하는 대화 내용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독일 정부는 관련 보도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도 논평을 거부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그런 합의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페브치흐가 이번 협상에 비공식적으로 관여했다고 지목한 러시아 과두정치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도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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