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방문할 때 ‘이 병’ 조심하세요...발병 사례 급증에 ‘비상사태’ 선포되기도

페루 거리를 방역하는 방역요원. AFP 연합뉴스

최근 브라질, 페루 등 중남미 국가에서 뎅기열 발병 사례가 급증해 해당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나 출장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6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 미주 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 통계자료와 페루 보건부 소셜미디어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중남미 국가 내 뎅기열 감염 진단을 받은 환자는 67만326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7% 증가했다. 이는 5년 평균치와 비교하면 225% 늘어난 수치다. 사망자는 102명이라고 PAHO는 덧붙였다. PAHO는 관련 보고서에서 "지난해 미주 대륙 전체에서 총 456만 5911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하고, 이 중 2340명이 사망한 바 있다"며 "뎅기열 전염 사례는 올해 들어서도 계속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PAHO는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숲 모기 통제에 더 노력해 줄 것을 중남미 각국에 주문했다.

이러한 상황 속 페루는 이날 뎅기열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국가 대부분 지역에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세사르 바스케스 페루 보건부 장관에 따르면 올해 뎅기열로 인한 사망자수가 32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2월 3주차까지 2만4981명이던 환자 수도 2월 4주차에 3만3100명으로 늘었다. 이에 바스케스 장관은 "25개 지역 중 20개 지역에 뎅기열로 인한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페루에서는 뎅기열 급증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이유로 보건부 장관이 경질된 바 있다. 지난해 페루에서는 26만9216명이 뎅기열 진단을 받고 총 428명이 뎅기열로 숨졌다.

한편 중남미 현지에서는 남반구 여름 장마로 곳곳에서 비가 이어지면서 모기 서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설명과 함께, 앞으로 몇 주간 뎅기열 발병 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