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탄탄 이정후·김하성 ‘맑음’ 생존경쟁 고우석·최지만 ‘흐림’

정세영 기자 2024. 2. 2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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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안 메이저리거’ 7인 기상도
이정후, 내일 시범경기 데뷔전
김하성, 3경기 연속 안타 ‘펄펄’
투수 고우석, 불펜 경쟁자 ‘쟁쟁’
최지만·박효준, 초청선수 신분
배지환, 유틸리티 자원 입증해야
조원빈은 팀내 눈도장이 우선
이정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가 열기를 더하면서 코리안 빅리거들의 봄도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이번 MLB 시범경기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필두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고우석(샌디에이고), 최지만(뉴욕 메츠)과 배지환(피츠버그 파이리츠), 박효준(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조원빈(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총 7명의 한국인 선수가 참가 중인데 저마다 처한 상황은 조금씩 달라 보인다.

김하성

탄탄한 입지 속에 일정대로 순항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언제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을지 모르는 위기의 선수도 있다. 코리안 빅리거의 현재 기상도는 ‘맑음’과 ‘흐림’으로 확연히 구분된다. MLB 시범경기는 지난 23일 개막했고, 오는 3월 27일까지 진행된다. 3월 20∼21일 서울에서 개막전을 치르는 샌디에이고와 다저스는 3월 중순에 먼저 마무리한다.

빅리그 4년 차인 김하성은 가장 믿음직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하성은 27일 오전(한국시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안타와 볼넷을 1개씩 추가했다. 시범경기 개막 후 3경기 연속 안타 행진. 1타점이 있고, 타율은 0.750(4타수 3안타)에 이른다. 올해는 김하성에게 무척 중요한 시즌.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1억 달러(약 1332억 원) 이상의 계약을 꿈꾸는 김하성으로선 더할 나위 없는 상쾌한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최지만

올해 빅리그에 뛰어든 이정후의 입지도 캠프지인 애리조나의 파란 하늘만큼 쾌청하다. 이정후는 현재 가벼운 옆구리 부상을 당했지만, 상태는 심각하지 않다. 이정후는 28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시범경기 홈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빅리그 데뷔전을 치른다. 팀 내 입지는 아주 탄탄하다.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505억 원)의 ‘특급 대우’를 받았고,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일찌감치 이정후를 2024시즌 톱타자 겸 중견수로 낙점했다.

그러나 나머지 선수들의 기상도는 ‘흐림’이다. 무엇보다 치열한 생존 경쟁을 뚫어야 한다. 불펜 투수 고우석은 아직 시범경기에 등판하지 않았다. 빅리그 스프링캠프 경험이 없는 고우석을 위한 구단의 배려다. 경쟁자들이 많은 것은 부담이다. 다만 최근 불펜 경쟁자인 일본인 투수 마쓰이 유키가 허리 부상을 당했고, 로베르토 수아레스가 25일 첫 등판에서 0.1이닝 3실점으로 흔들렸다. 고우석이 첫 시범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매우 중요해졌다.

고우석

지난해 빠른 발과 유틸리티 자원으로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배지환은 올해도 MLB에 잔류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시범경기에선 안타 없이 침묵하는 게 아쉽다. 주전 경쟁에서 이기려면 쓰임새가 많은 유틸리티 자원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초청선수 신분인 박효준과 최지만은 ‘화려한 반전’을 꿈꾼다. 박효준은 2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선 시범경기 첫 홈런을 날렸다. 최근 3경기 연속 안타 행진. 시범경기 성적은 타율 0.600(5타수 3안타)에 4타점과 2득점이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빅리그 재진입 가능성은 충분하다. 역시 초청선수 신분인 메츠의 최지만은 여전히 힘 있는 스윙을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최지만은 힘겨운 겨울을 보냈다. 지난 17일에야 메츠와 1년짜리 스플릿 계약을 맺으면서 가까스로 새 팀을 찾았다. 이번 계약엔 MLB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되면 보너스를 포함해 350만 달러(약 47억 원)를 받는다. 최지만에게 많은 것이 걸려 있는 시범경기다. 이런 절박함을 안고 시즌을 맞는다면 반전의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배지환

세인트루이스의 외야 유망주 조원빈은 한국인 빅리거 중 막내다. 하지만 2년 연속 MLB 시범경기에 초청받을 정도로 세인트루이스가 잠재력을 크게 보고 있다. 이번 시범경기에선 3개의 사사구와 1득점을 남겼다. 당장 MLB 진입을 노리기보다, 빅리그 코치들의 눈도장을 받는 게 우선이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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