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8만4천원이 기준! 알뜰교통-기후동행-K패스 차이 싹 알려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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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 3줄 요약>
• 대중교통비 월 8만4천원 넘는 ‘서울러’라면 기후동행카드
• 알뜰교통카드는 마일리지에 카드사 혜택까지 얹어줌
• 5월에는 알뜰교통카드 확장판 케이패스 출시 예정
교통비 얼마나 쓰세요? 사실 교통비는 전체 지출에서 아주 큰 부분은 아닙니다. 통계청 조사(2022년)를 보니 가구 소비지출에서 교통비 비중은 12% 정도더군요. 다만 교통비는 유사한 주요 변동지출인 식비나 주거비보다 줄이기 쉽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식비 감축은 개인의 ‘의지’가 중요한데 아무래도 쉽지 않죠. 주거는 ‘간단히’ 바꾸기가 어렵고요. 교통비는 알뜰교통카드나 기후동행카드처럼 상품들이 있어 잘 살펴보고 고르기만 해도 효과가 있습니다.
서울에 사는 저는, 원래는 별 생각 없이 후불교통카드를 쓰다가 작년 여름 버스비가 오른다는 말에 부랴부랴 알뜰교통카드(이하 알뜰카드)를 발급받았습니다. 만족하며 살았지만 지난달부터는 새로 나온 기후동행카드(이하 기후카드)를 쓰고 있습니다. 알뜰카드 쓰면 얼마나 알뜰해질 수 있는 건지, 기후카드로 왜 갈아탔는지, 5월에 새로 나오는 카드는 또 뭔지 살펴봅니다.
걸은 만큼 돌려주는 ‘알뜰’ vs 6만2천원의 행복 ‘기후’
알뜰카드와 기후카드가 뭔지 정리해볼게요.
기후카드는 한 달에 6만2천원을 내면, 서울시의 모든 대중교통을 원하는 대로 다 이용할 수 있는 카드입니다.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애용한다면 6만5천원짜리 기후카드를 사서 따릉이까지 자유롭게 탈 수도 있습니다.
알뜰카드는 걸은 만큼 마일리지가 쌓입니다. 출근할 때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걷잖아요? 친구를 만나러 가도 버스정류장에서 약속장소(식당·카페 등)까지 걸어야 할 테고요. 그런 ‘걷기’에 대해 마일리지를 쌓아주고 한 달 단위로 돌려준다는 게 알뜰카드의 특징입니다. 마일리지와 함께 카드마다 추가 캐시백 같은 혜택도 있습니다. 카드별 혜택은 알뜰카드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기후카드, 얼마나 타야 본전 뽑나요
얼핏 생각하면 평소 한달 교통비가 6만2천원(앞으로 이 가격으로 통일할게요. 서울시에 물어보니 6만5천원짜리보다 6만2천원짜리를 산 사람이 훨씬 많다고 합니다)을 넘는다면 기후카드가 유리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알뜰카드 혜택은 두 종류입니다. 걸은 만큼 마일리지를 주고, 카드사별로 또 혜택이 있습니다. 알뜰카드는 마일리지로 교통비의 최대 20%, 카드사별 혜택이 교통비의 최대 10%로 합산해 최대 30%를 아낄 수 있다고 카드사들은 홍보합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알뜰카드 이용자들이 평균적으로 교통비를 25.8% 아꼈다고 해요. 이를 토대로 따져보면, 알뜰카드도 기후카드도 쓰지 않았을 때의 교통비가 8만3558원을 넘는 사람이라면 기후카드 쓰시는 게 ‘본전’ 뽑는 일이겠네요. 그렇지 않다면 알뜰카드가 낫겠고요.
알뜰카드와 기후카드 모두 청년(19∼34살)에 조금 더 유리합니다. 알뜰카드는 청년이면 마일리지를 더 주고요, 기후카드도 최근에 청년용이 나왔습니다. 청년용 기후카드는 5만5천원(따릉이 포함은 5만8천원)이에요. 알뜰카드 청년층 이용자 할인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27.0%였기 때문에, 이걸 기준으로 보면, 한달 대중교통비가 7만5342원 이상인 청년이라면 기후카드가 유리합니다. (다만 청년이어도 6월 말까지는 기존 금액 6만2천원으로 사야 하고, 그 사이의 차액 7천원을 추후 환급)
저는 서울 은평구에 사는데 주로 여의도로 출·퇴근을 합니다. 하지만 직업 특성상 서울 내 다른 곳으로 가는 일도 많고, 하루에 대중교통을 서너 번 이용하는 일도 꽤 됩니다.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평균 교통비를 뽑아보니 8만6천원 정도더라고요. 30살로 청년에 해당하기도 해서 알뜰카드보단 기후카드가 확실히 유리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금액대가 애매한가요? ‘덜 귀찮은’ 카드로 골라보세요
기준이 되는 금액을 왔다 갔다 하는 분이라면 뭐가 나을지 고민이 될 겁니다. 선택 기준이 금액만 있진 않겠죠. 개인적으로 저는 한달에 몇천 원 더 쓰더라도 ‘덜 귀찮은 것’을 고르자는 주의입니다. 두 카드 모두 조금씩 귀찮은 부분이 있으니 이 부분도 선택에 고려해보세요.
일단 알뜰카드는 ‘걷기에 마일리지를 준다’는 기본 콘셉트 때문에 출발과 도착을 기록해야 합니다. 집에서 나갈 때, 회사나 학교에 도착했을 때 앱에서 출발·도착 버튼을 눌러줘야 해요. 자주 이용하는 경로를 ‘즐겨찾기’ 기능을 이용해 저장해두면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 적립이 된다고 하는데,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경우라면 좀 귀찮아질 수 있겠죠. 이용자가 몰리는 출·퇴근 시간에 앱이 ‘먹통’이 돼 당황스러워질 때도 있습니다.

기후카드는 충전만 해두면 한달간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아이폰 사용자라면 휴대전화를 태그하는 방식으로는 이용할 수가 없고 3천원짜리 실물카드를 사야 합니다. 이 때문에 기후카드가 출시된 직후에는 지하철역이나 편의점에서 실물카드가 동나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을 얹어야만 살 수 있는 경우도 있었어요. 현재 실물카드는 현금으로만 충전할 수 있다는 것도 아이폰 사용자라면 고려해야 할 성가신 포인트입니다.
단순히 ‘귀찮음’을 넘어서 치명적인 단점도 있어요. 평소에 대중교통을 많이 타지 않는 경우엔 당연히 기후카드보단 알뜰카드가 나을 텐데요, 알뜰카드는 한달에 15번 미만으로 이용하면 마일리지가 모조리 날아갑니다. 걸어서 출퇴근하고 주말에 가끔 외출하는 분이라면 알뜰카드 혜택을 받기 어려울 수 있어요.
기후카드는 서울시 사업이어서 광역버스 등에는 아직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만약에 서울 밖으로 나갈 일이 종종 있다면 불편할 수 있겠죠. 저는 기후카드를 만든 지 얼마 안 됐을 때 비극적인 경험을 했는데요. 서울에서 출발할 때 아무 생각 없이 기후카드를 찍었다가 인천공항에 도착해 4천원을 현장 결제해야 했습니다. (또르륵)

알뜰카드 없어진다는데 그건 또 뭐죠?
알뜰카드, 5월에는 없어진다고 합니다. 없어질 알뜰카드 대신 기후카드를 쓰는 게 나을까요? 그건 아닙니다. 알뜰카드가 사라지는 대신에 케이(K)패스가 출시될 예정이거든요.
케이패스는 알뜰카드의 확장판입니다. 알뜰카드의 아쉬운 점 중 하나인 ‘출발·도착 거리 기반’ 마일리지 적립이 ‘금액 기반’으로 바뀝니다. 환급률은 기본 20%, 청년이면 30%, 저소득층이면 53%입니다. 버스요금 1500원을 기준으로 기본 300원, 청년이면 450원, 저소득층이면 795원을 아낄 수 있는 겁니다. 기존 알뜰카드와 마찬가지로 한달에 15번 이상 이용해야 하고 최대 60번까지 혜택을 줍니다.
아까 기후카드와 알뜰카드를 비교할 때 썼던 방법을 적용하면, 일반 이용자라면 교통비가 7만7500원이 넘을 때 기후카드가 유리하고 그렇지 않으면 케이패스가 낫습니다. 청년은 7만8571원을 넘을 때 기후카드가, 그보다 적게 쓴다면 케이패스를 추천합니다.
원래 알뜰카드를 쓰던 분이라면 앱에서 전환 신청을 하면 됩니다. 만약 알뜰카드가 없는데 케이패스를 이용하고 싶다면, 알뜰카드와 마찬가지로 케이패스로 쓸 수 있는 카드를 5월에 만드시면 돼요. 케이패스는 전체 지자체(시군구) 229곳 가운데 189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인천이나 경기도 등 지역에 따라 청년 범위를 확대하거나 추가 혜택을 얹어주는 상품도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일률적으로 대중교통비를 낮춰주면 참 좋을 텐데(ㅎㅎ) 뭐가 이렇게 많은지… 교통비 아끼기도 쉽지가 않네요. 하지만 평소 교통비 내역 잘 살펴보고 조금만 계산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상품을 찾아놓는다면, 그 뒤로는 크게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조금씩 절약이 가능합니다. 마침 2월이 끝나가고 3월이 다가오고 있으니, 새달 새 마음으로 살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다음 편에선 남지현 기자가 ‘연말정산 반성문’으로 인사드릴 예정입니다.
⑩회에서 이어집니다.
쩐화위복 잘 보고 계신가요? 좋았던 점은 뭐였는지, 아쉬운 건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여기에(https://forms.gle/p7dX6YaAVSTfkDb38) 독자님 의견 들려주세요. 더 재밌고 더 유익한 콘텐츠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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