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나토 가입에 軍 개편으로 응수한 러…"충돌 가능성 대비"

김예슬 기자 2024. 2. 2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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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레닌그라드 군관군 14년 만에 부활
"나토 확장에 대응…나토 방어 태세도 변화 예상"
폴란드 그디니아에서 폴란드 해군 프리깃함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깃발이 설치된 모습. 2022.07.22/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까지 사실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며 북유럽 안보 지형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러시아는 나토 동진에 대응해 14년 전 폐지했던 군관구를 부활시켰다.

26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헝가리 의회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찬성 188표, 반대 6표로 가결했다.

라슬로 쾨베르 헝가리 대통령 권한대행이 비준안에 서명한 이후, 스웨덴이 가입 문서를 미국에 전달하면 가입 절차는 마무리된다.

1814년 노르웨이와의 전쟁 이후 비동맹·군사 중립 노선을 유지해 온 스웨덴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유럽연합(EU)에 가입했고, 지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그해 5월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다만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반발에 부딪혀 2년간 나토 가입에 난항을 겪어 왔다. 핀란드는 지난해 4월 나토에 가입하며 31번째 회원국이 됐다.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까지 나토에 합류하면서 나토는 전략적 요충지인 발트해에서 러시아에 우위를 점하게 됐다.

우선 발트해 최대 섬인 스웨덴령 고틀란드가 나토의 영역에 들어온다. 고틀란드는 러시아 발트함대 사령부가 주둔한 칼리닌그라드와 330㎞ 떨어져 있는 전략 요충지로 꼽힌다. 지난 2022년 스웨덴은 고틀란드에 더 많은 병력을 수용하기 위해 막사를 확장하는 등 1억6300만달러를 들여 병력을 증강하겠다고 발표했다.

스웨덴의 합류로 나토는 러시아의 북극해 전략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스웨덴은 미국과 러시아,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와 함께 북극이사회의 회원이다.

러시아는 북극해 해안선의 약 50% 이상이 자국의 영토이기 때문에 이 지역의 안보 전략에 힘을 써왔다. 북극권 지역에 러시아 해군 기지가 위치해 있으며, 핵미사일도 배치됐다. 특히 러시아가 보유 중인 핵 추진 잠수함 대부분이 노르웨이에 가까운 콜라반도에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의 항공 공장 활주로에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초음속 장거리 전략 폭격기 투폴레프(Tu)-160M을 탑승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2.23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한 데는 나토 동진으로 인한 압박감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나토 확대에 대한 러시아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는 그간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합류할 경우 발트해와 그 주변에 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거듭 경고하며 날을 세웠다.

러시아 안전보장이사회 부의장이자 전 대통령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는 개전 두 달 뒤였던 지난 2022년 4월 텔레그램에 "이번 경우 발트해의 비핵에 대한 논의는 있을 수 없다"며 러시아가 발트해 인근에 이스칸데르 미사일, 극초음속 무기 등을 배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2004년 발트해 국가들이 나토에 가입하기 전에도 러시아는 그들에게 심각한 결과를 경고했지만 이는 실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도 "이미 배치한 것을 어떻게 새롭게 배치하는지 모르겠다"며 러시아가 이미 칼리닌그라드 지역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했고, 이러한 위협은 공허하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러시아는 러시아 북서부 지역의 군대를 강화하고, 콜라반도 등 레닌그라드 군사 구역을 재건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2022년 5월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발표하자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군대의 전투 구성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부 군사 구역에 12개 부대와 사단을 편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계획은 일부 가시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코미 공화국, 아르한겔스크, 무르만스크,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등 4개 지역을 레닌그라드 군관구로 이전하는 대통령령을 발표했다.

러시아 군사 분석가 유리 페도로프는 당시 에이전트스트보와의 인터뷰에서 "레닌그라드 군사 구역 재개발은 러시아가 발트 연안 국가 및 나토와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는 14년 전 폐지했던 레닌그라드 군관구와 모스크바 군관구를 내달 1일부터 부활하기로 했다. 두 군관구는 지난 2010년 서부 군관구로 통합됐는데, 이를 다시 두 개로 쪼개 북서부의 위협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북부함대 합동전략사령부는 레닌그라드 군관구에 흡수시키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루한스크와 남부 자포리자·헤르손을 남부 군관구에 포함시킨다.

노르웨이 국방연구소 소속 카타르지나 지스크 교수는 노르웨이 매체 바렌츠 옵서버에 "서부 군사 지구를 모스크바 군사 지구와 레닌그라드 군사 지구로 나누고 북부함대를 레닌그라드 군사 지구로 분할하는 것은 북유럽의 나토 확대에 대한 대응"이라며 "연합군(나토) 방어 태세의 추가 변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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