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32번째 나토 회원국으로… 200년 중립국 노선 종료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신청한 지 21개월 만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위해 마지막 남은 헝가리의 최종 동의를 확보했다.사진은 지난 9일(현지시각)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함께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위한 최종 관문인 헝가리의 동의를 확보했다.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신청한 지 1년 9개월만이다.

26일(이하 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헝가리 의회 공보실은 이날 그동안 수개월 동안 미뤄졌던 스웨덴의 나토 가입안을 찬성 188명, 반대 6명, 기권 0명으로 비준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표결 직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X를 통해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스웨덴의 합류는 우리(나토)를 더 강하고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헝가리 의회가 가결한 비준안은 이후 라슬로 쾨베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며칠 안으로 서명할 예정이다. 이후 스웨덴이 공식 가입문서를 나토 조약 가입서 수탁국인 미국에 제출하면 정식으로 나토에 가입된다. 가입이 확정되면 회원국은 총 32개국으로 늘어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을 개시한 이후 나토는 회원국을 늘려가고 있다. 1814년 노르웨이와의 전쟁 이후 200년 넘게 중립국 노선을 유지한 스웨덴은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그해 5월에 핀란드와 함께 나토에 가입을 신청했다. 나토가 새 동맹국을 받아들이려면 모든 회원국의 찬성이 필요하다.

핀란드는 지난해 4월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이 된 반면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튀르키예와 헝가리만 비준 절차를 한동안 보류했다. 그러다 튀르키예는 지난달 가입 비준안을 통과시켰지만 헝가리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지난 23일 헝가리를 방문해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국방 및 안보 협력을 논의했다. 헝가리가 스웨덴산 그리펜 전투기 4대를 도입하는 대가로 나토 가입에 찬성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도 나토에 합류하면서 나토의 집단방위체제는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은 전투기를 생산해 수출하고 발트해에서 활동하는 강력한 해군력을 자랑한다.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까지 가입하게 되면서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맞닿은 발트해는 사실상 '나토의 앞마당'이 되는 셈이다. 핀란드와 이미 국경 1300㎞을 맞댄 러시아는 더욱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차화진 기자 hj.cha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