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청룡의 해 해룡의 한

김동근 기자 입력 2024. 2. 2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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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靑龍)의 해가 솟아오른 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났다.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를 수색하던 대한민국해병대 제1사단 해룡(海龍)부대 청년해병이 급류에 휩쓸려 꽃다운 나이에 운명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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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근 충남취재본부 부장

청룡(靑龍)의 해가 솟아오른 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났다.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행동으로 정신 없이 시간을 보내는 사이, 누군가는 우리들의 기억 속에서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 잊혀간다.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를 수색하던 대한민국해병대 제1사단 해룡(海龍)부대 청년해병이 급류에 휩쓸려 꽃다운 나이에 운명을 달리했다.

이렇다 할 안전장비를 갖추지 못한 채 차디 찬 물 속으로 들어갔는데도 수색을 지시한 사단장을 비롯해 지휘관들은 반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처벌받지 않은 채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그 뒤로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청년해병의 죽음을 밝혀내기 위해 윗선을 수사했던 전 해병대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은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의 '외압 의혹'을 폭로하자 오히려 항명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평등하고공정한나라노회찬재단은 지난 21일 박 대령에게 '노회찬상' 특별상을 수여했다. 선정이유는 선명하다. "바위처럼 깨기 힘든 단단한 현실에 정의와 용기로 부딪혔다. 우리사회에 희망을 안겨줬고, 해병정신을 보여줬다. 권력과 권위가 감춘 진실을 세상에 알렸다"

그는 수상소감을 통해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수사해 결과를 해병대사령관, 해군참모총장, 국방부장관에게 대면보고했지만 24시간이 되지 않아 권력에 의해 모든 것이 뒤집히고 엉망진창이 됐다"고 비판한 뒤, "이들(부하들)에게 '우리는 정당하고 올바른 일을 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며 수상의 영광은 부하들에게 돌렸다. "누가 군인인가"라는 질문이 머리를 스쳐간다.

해병대 정신은 '정의와 자유를 위하여'다. 윤석열 대통령이 핵심가치로 강조하는 '정의', '자유'와 결코 다르지 않다. 경례구호는 '필승'이다. 역사적으로 언제나 그랬듯이 진실은 '반드시 이긴다'. 2024년 '갑진 년'을 '값진 년'으로 만들기 위해선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잃은 청년해병을 기억해야 한다.

청룡의 해에 해룡의 한(恨)을 풀어줄 수 있을까, 이 겨울이 지나면 다시 그 여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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