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밀입국 10배…중국 중산층, 목숨 건 '아메리칸 드림'

송지유 기자 2024. 2. 2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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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불법 입국하려는 중국인들이 급증하면서 미 관계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뉴욕타임스(NYT)·CNN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해 미국으로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 체포된 중국인 수가 3만7439명으로 2022년(3813명)보다 10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 밀입국 등을 포함한 중국인들의 이민이 수년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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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불법 입국하려는 중국인들이 급증하면서 미 관계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뉴욕타임스(NYT)·CNN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해 미국으로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 체포된 중국인 수가 3만7439명으로 2022년(3813명)보다 10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더 늘어 1월에만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배 많은 중국인 3700명이 미 국경에서 붙잡혔다.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중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멕시코 접경지대인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국경순찰대원들이 불법 이민자들을 단속하는 모습. /AFPBBNews=뉴스1

이들 중 대부분이 중국에서 '태국-튀르키예-에콰도르-멕시코' 등 경로를 거쳐 미국으로 밀입국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과 튀르키예에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에콰도르로 들어가 현지 브로커들에게 수천 달러의 비용을 치르고 멕시코 북쪽 미국 국경지대까지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에콰도르를 관통하는 여정은 총 5000㎞가 넘는 대장정으로 이동 수단에 따라 길게는 보름에서 한 달 가까이 걸린다. 직접 걸어서 이동해야 하는 열대우림 구간도 있다. 이동 과정에서 범죄집단의 타깃이 되거나 독사·독거미 등에 물려 숨지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도 중국인들이 이 험난한 길에 오르는 것은 망명 신청 허가율이 가장 높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식으로 망명 허가가 나지 않더라도 다시 중국으로 돌려보내지 않는 점도 한 요인이다.

미국 밀입국을 시도하는 중국인 중 상당수가 30~40대 중산층으로, 극빈층이 주를 이루는 중남미 이민자들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현지 취재를 한 외신들은 전한다. 경기침체로 도산한 기업가나 해고된 직장인, 실리콘밸리 진출을 원하는 엔지니어, 교사, 요리사 등 직업도 다양하다.

대부분은 부동산 폭락 등으로 경제난에 시달리다 불법 이민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액 자산가나 부유층은 투자이민 등 적법한 방식으로 미국 ·캐나다·호주 등 국가의 비자를 취득하지만 중산층들은 이 같은 조건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텍사스주로 불법 입국한 뒤 현재 뉴욕주에 거주하고 있는 왕미에(30)씨 역시 중국에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날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방대학을 졸업한 뒤 한 회사에서 경리업무를 봤던 왕씨의 월급은 1만위안(약 185만원) 안팎. 이 중 4000위안(약 74만원)을 주택담보대출금으로 갚고 나면 생활이 늘 빠듯했다. 그는 "고국으로 돌아가면 신앙의 자유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어 미국에 망명 신청을 했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밀입국 등을 포함한 중국인들의 이민이 수년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진핑 주석 장기 집권 후 강화된 사회 통제에 불만을 표출하는 중국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시 주석 집권 10년간 중국인들의 전체 해외 망명 신청자는 100만명에 육박한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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