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밸류업'에 현대차 급락 … "단기 차익실현 매물일 뿐"

염윤경 기자 2024. 2. 27.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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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베일을 벗자 저PBR(주가순자산)주 호재 기대감에 상승했던 현대차 주가가 급락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전인 지난 23일 기준 현대차 주가는 이달 들어 25.38% 올랐다.

그러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오며 현대차를 포함한 저PBR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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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방안이 발표되자 현대차 주가가 급락했다. 사진은 현대차 2024 코나. /사진=현대차 제공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베일을 벗자 저PBR(주가순자산)주 호재 기대감에 상승했던 현대차 주가가 급락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5000원(2.05%) 내린 23만90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날 금융위원회가 밸류업 프로그램의 실행 방안을 발표하자 기대감이 하락하며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전인 지난 23일 기준 현대차 주가는 이달 들어 25.38% 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19.91% 상승했다.

앞서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당초 증시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저PBR주들은 급등세를 연출했다. 특히 대표적인 저PBR주로 여겨졌던 자동차 종목들이 호재를 입었다. 그중 현대차는 시가총액이 삼성전자우를 제치고 한때 5위로 올라설 정도로 급등세를 연출했다.

그러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오며 현대차를 포함한 저PBR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26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지원 방안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수립·이행·소통 지원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평가 및 투자 유도 ▲전담 지원체계 구축 등 3가지 틀을 바탕으로 추진된다. 그러나 일본의 사례처럼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의무화하거나 상장폐지 등 페널티를 강화하는 방안이 아닌 인센티브를 통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이 주가 됐다.

강제성이 없어 실천율이 적을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시장 기대보다 인센티브가 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알맹이 없는 밸류업 지원방안이 투자 심리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증권가는 현대차에 대해 현재의 하락세는 단기 차익실현 매물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현재의 주가 방향보다는 향후 주주가치 환원 정책을 고려하라고 조언하며 현대차 투자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정부 정책의 인센티브와 기아와의 시총 격차 축소를 감안할 때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이 예상된다"며 "기업가치 저평가 구간을 지나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주보다는 우선주 투자를 조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정책발표 직후 단기차익 실현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이를 고려하여 현대차 우선주에 진입할 경우 배당락에 대한 추가적 부담 완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배당수익률 중장기적으로는 유통 주식 수 변화 관점에서 현대차 우선주 투자 적기"라고 강조했다.

염윤경 기자 yunky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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