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하려고 안 알려줘"…이제는 거취 확정? 김하성의 유격수 복귀, 캠프 '첫날' 결정된 이유

박승환 기자 2024. 2. 27.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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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2021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스토브리그라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잔류'를 안심할 수는 없는 단계. 김하성의 거취는 도대체 어떻게 될까.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스타디움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와 포수, 야수들이 모두 모였다. 그리고 '풀 스쿼드'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에 앞서 샌디에이고에 큰 변화가 생겼다. 바로 마이크 쉴트 감독이 김하성과 잰더 보가츠의 포지션을 서로 맞바꾸겠다는 것이었다.

2021시즌에 앞서 4+1년 최대 3900만 달러(약 519억원)의 계약을 맺고 빅리그 무대를 밟은 김하성의 가치가 수직상승한 것은 2022시즌이었다. 데뷔 첫 해에는 이렇다 할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김하성. 하지만 2021시즌이 종료된 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손목 수술, 금지 약물 복용으로 인해 출장정지 징계를 받게 되면서 김하성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김하성은 공격력에서는 타티스 주니어의 구멍을 완전히 메우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150경기에서 130안타 11홈런 59타점 12도루 타율 0.251 OPS 0.708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냈고, 수비에서는 타티스 주니어가 전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 결과 김하성은 수상과 연이 닿지는 않았으나,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로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다. 즉 내셔널리그 유격수 중 3위 안에 포함이 됐다는 것.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게티이미지코리아

그해 겨울 김하성의 가치는 그야말로 수직상승했다. 김하성이 눈부신 성장을 이뤄낸 것과 함께 샌디에이고가 두 명의 주전 유격수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11년 2억 8000만 달러(약 3727억원)의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잰더 보가츠를 영입하게 되자, 수많은 팀들이 김하성을 영입하기 위해 기웃거렸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보가츠에게 유격수 자리를 주고, 김하성을 2루수로 옮기는 등 '교통정리'를 통해 2024시즌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가치는 '정점'을 찍었다. 2루수로 이동하면서 수비의 부담을 덜어낸 김하성은 작년 152경기에 출전해 140안타 17홈런 60타점 38도루 타율 0.260 OPS 0.749로 한 층 더 발전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2루수와 유틸리티 부문에서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로 선정, 유틸리티에서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이미 유격수와 2루수 부문에서 최종 후보로 꼽힌데 이어 유틸리티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면서 수비 쪽에서는 '검증'이 완료된 김하성의 가치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샌디에이고가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무리하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만큼 김하성은 스프링캠프 일정이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수많은 구단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직후에는 메이저리그 절반 이상의 구단이 김하성을 주목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는 주전 유격수가 없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가장 많은 연결고리가 생기기도 했다.

그리고 김하성의 유격수 복귀 소식이 전해졌던 것이다. 샌디에이고에 입단했을 당시 유격수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던 보가츠는 2루수 경험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포지션 이동을 쉽게 받아들였다. 'MLB.com'에 따르면 쉴트 감독의 결정을 단 15초 만에 수용했다. 그리고 김하성을 리스펙하기도했다. 그렇다면 샌디에이고가 김하성과 보가츠의 포지션을 맞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표면적인 이유는 두 선수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게티이미지코리아
잰더 보가츠./게티이미지코리아

물론 샌디에이고는 '유격수'로서 공격력이 뛰어난 보가츠를 영입했지만, 수비력에서 더 많은 이점을 볼 수 있는 김하성을 유격수로 기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옳은 선택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보가츠는 수비 부담을 덜고 공격력의 회복을 노릴 수 있다. 그만큼 보가츠가 지난해 공격에서는 아쉬운 한 해를 보냈기 때문. 그리고 샌디에이고가 노리는 또 한 마리의 토끼가 있어 보였다. 바로 트레이드설의 주인공인 김하성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 김하성은 지금도 1억 달러 이상의 큰 계약이 전망되고 있지만, 유격수로 이동하게 될 겨우 몸값이 더 치솟을 수 있는 까닭.

하지만 오히려 샌디에이고의 생각은 반대였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USA 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은 26일 김하성과 보가츠의 포지션 교환이 스프링캠프 첫날에 결정된 이유를 공개했다. 나이팅게일은 "샌디에이고는 유격수로 이동하는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려는 단순한 이유로 스프링캠프 전까지 보가츠에게 유격수에서 2루수로 전향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김하성의 거취가 확정되기 전까지 포지션에 못을 박지 않았던 것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샌디에이고는 구단 유튜브를 통해 '샌디에이고부터 서울까지:김하성의 여정'이라는 타이틀로 김하성의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오는 3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서울시리즈'를 위한 홍보 목적도 있지만,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 해석에 따라 김하성과 결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일단 김하성은 올해도 어김없이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시즌을 시작할 전망. 하지만 트레이드 마감 전까지 계속해서 각종 트레이드설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만큼 김하성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겁다는 점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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