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금리' 기대 끝난 증시…AI가 활기 넣을까
美 금리 인하 6월 전망에 '연준' 영향도 약화
엔비디아 '고점부담' 있지만 AI 수요 확대 기대 남아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62포인트(0.77%) 내린 2647.0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약세를 보인 것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공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미 시장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저PBR 관련 종목이 랠리를 이어온 것을 고려하면,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는 선반영됐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막상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는 설명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한국 증시 저평가를 위한 방안으로, 꾸준히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나 당분간은 증시 상승의 재료가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오는 5월 세미나를 거쳐 6월에나 확정될 계획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말부터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던 미국의 금리 인하 이슈도 증시에 미치는 힘이 약해졌다. 지난주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인사들이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에 대한 경게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시장은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시장이 금리 인하 시점을 사실상 6월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증시의 등락을 결정했던 요소가 증발하자 증권가에서는 투심이 AI 반도체와 같은 성장주에 몰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 후 랠리를 끝내고 4%대 하락하며 약세로 돌아섰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엔비디아의 상승 가능성을 점치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 등이 AI 투자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가 여전한 이유가 크다.
정다운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로 대표되는 AI를 우려할 시기는 아니라고 평가한다”며 “메타의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보면 AI 기술을 접목해 2배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AI가 단기간에 실적 개선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역시 저PBR 관련 종목에 대한 기대가 사그라지기 시작하면서 AI 관련 성장주 주가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26일 국내 AI 기업들의 주가는 엔비디아의 약세 영향에 대부분 내렸지만, 이달 기준으로 보면 AI 관련 종목의 주가는 이미 큰 폭으로 뛴 상태다. 가온칩스의 주가는 이달 들어 74.14% 올랐고, SK하이닉스는 20.12% 상승했다. 코난테크놀로지도 이달 들어 10.79% 올랐고, 셀바스AI는 13.43%, 한글과컴퓨터도 4.29%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 AI의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발표하긴 했지만 지난해 2분기 실적처럼 충격을 안겨주지는 못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여전히 AI 반도체 관련 수요에 대한 우려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우려가 지속하더라도 금리 인하가 가시화할 때까지 증시를 주도할 업종은 AI일 것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시중 국채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가가 강한 랠리를 이어올 수 있었던 중심에 AI가 있었다”며 “6월 금리인하 전망이 약화하기 이전까지 AI 성장 기대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함정선 (min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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