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신청 1주일 앞…고민에 빠진 대학들

박고은 기자 2024. 2. 27.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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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각 대학에 의과대학 증원을 신청할 수 있는 기한을 다음달 4일로 정해두고 본격적인 배정 작업에 착수하자, 신청을 단 1주일 앞둔 대학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애초 대학본부와 의대 교수들 사이 증원 규모를 두고 이견이 있던 상황에, 전공의와 의대생의 집단행동이라는 큰 암초까지 불거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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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한 학생이 서울의 한 대학 의과대학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각 대학에 의과대학 증원을 신청할 수 있는 기한을 다음달 4일로 정해두고 본격적인 배정 작업에 착수하자, 신청을 단 1주일 앞둔 대학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애초 대학본부와 의대 교수들 사이 증원 규모를 두고 이견이 있던 상황에, 전공의와 의대생의 집단행동이라는 큰 암초까지 불거진 탓이다.

전국 40개 의대 학장들의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26일 “교육부에 2025학년도 의대 학생 정원 신청 연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전공의는 물론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신청 마감일로 지정한 3월4일까지 학내 의견 수렴이 어렵다는 취지다. 반면 박성민 교육부 대변인은 “연기 요청이 와도 2천명 증원 규모나 3월4일까지 신청을 받는 일정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의 의대 입학 정원 수요 조사에선 대학들은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까지 증원하길 희망했다. 한 국립대 의대 학장은 한겨레에 “지난 조사에서는 의대보다 대학본부 쪽 입장이 크게 반영됐다”며 “대학본부는 정부 눈치는 물론 수익적 측면에서도 늘리고 싶겠지만, 학교 현장에선 감당할 수 있는 증원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역의 한 사립대 의대 학장은 “현실적으로는 증원 가능한 인원이 10명 가량인데 지난 수요조사 때 총장이 100명 안팎의 규모로 증원하자고 주장해 찾아가 설득해야 했다”며 “대학본부 쪽에서는 정부가 정해놓은 목표치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애초 제출한 목표에서 숫자를 크게 줄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반면 지역의 한 사립대 본부 관계자는 “의대 쪽에서 반발이 심해 원점에서 논의할지 지난번 수요 조사 때 적어 낸 만큼 인원을 적어 낼지 아직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운 상황을 전했다.

대학과 의대 본부 사이 이견이 나타나는 가운데, 집단 휴학에 나선 학생들은 증원 논의를 원점 재검토하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KMSA)는 성명을 내어 “의과대학생을 완전히 배제한 정부와 대학 간의 탁상공론을 중단하고 학생 의견 수렴에서부터 원점 재논의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런 사정 탓에 일각에서는 대학들이 의대생과 의대 쪽의 반발을 고려해 지난 조사 때보다 수요를 줄여 신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증원 규모는 의대가 내는 것이 아니라 학교가 총장 책임하에 결정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받은 수요조사보다) 숫자가 줄어서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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