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맹탕 논란' 밸류업 발표에 금융주 5% 급락… 기대주 어디?

이남의 기자 2024. 2. 27.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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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내놓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맹탕논란'이 제기되면서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으로 꼽힌 금융주가 급락했다.

금융주는 지난달 중순 정부의 밸류업 예고를 계기로 크게 올랐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전날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KRX은행 지수는 3일 만에 하락 전환됐다.

하지만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실망한 매물이 나오면서 금융주 하락세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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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KRX은행지수는 28.88(3.61%) 내린 770.80에 거래됐다. (왼쪽부터)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사진
정부가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내놓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맹탕논란'이 제기되면서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으로 꼽힌 금융주가 급락했다. 금융주는 지난달 중순 정부의 밸류업 예고를 계기로 크게 올랐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은행지수는 28.88(3.61%) 내린 770.80에 거래됐다. 은행주로 구성된 KRX은행 지수는 최근 한 달(1월23~2월23일) 동안 19.27%(670.46→799.6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 7.63%(2478.61→2667.70)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상황은 하루 만에 바꼈다. 전날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KRX은행 지수는 3일 만에 하락 전환됐다. 지난 25일 금융 대장주인 KB금융은 3300원(5.02%) 내린 6만2500원에 거래됐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2일 5만3600원에 거래를 시작한 KB금융은 지난 13일 6만9700원까지 올랐으나 10여일 만에 10% 넘게 하락했다.

같은 날 하나금융지주는 3500원(5.94%) 내린 5만5400원, 신한지주는 1950원(4.50%) 내린 4만1350원, 우리금융지주는 290원(1.94%) 내린 1만4630원에 거래됐다.

금융주는 저평가됐던 기업가치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상승한 바 있다. 국내 은행(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0배에 그친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6%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실망한 매물이 나오면서 금융주 하락세가 예상된다. 정부가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을 보면 기업이 요구했던 상법 개정(이사의 충실 의무에 '주주의 이익' 포함)이나 우수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같은 핵심 내용이 빠져서다.

우수기업 인센티브 제공 방안이 담기기는 했지만 다소 형식적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7월부터 상장사들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스스로 세워 공시하게 하는 한편, 매년 우수기업에 대한 표창과 모범 납세자 선정 우대 등 혜택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본부장은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와 밸류업 지원방안 세미나 간의 간극은 우려했던 것보다 크다"며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가 가장 강하게 반영된 업종인 금융주와 현대차의 배당 기준일이 오는 29일에 집중된 만큼 배당락 이후 차익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투자 포인트를 저PBR주에서 성장주로 돌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밸류업 지수에 기업가치가 이미 우수한 기업, 기업 가치가 우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을 함께 넣는다는 방침이다. 한국거래소가 자산운용사, 기관투자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각종 시뮬레이션을 돌려 종목을 추린다.

이경민 본부장은 "밸류업 발표 후 저PBR주들의 후폭풍을 감안해야 한다"며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될 경우 저PBR 비중은 줄이고, 수출주와 성장주 비중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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