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1세 최연소 프로 레오 초단도 한국 유학 온다

이홍렬 기자 2024. 2. 27. 04: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월부터 1차로 3개월 예정
일본 영재 특별입단 1호 스미레(왼쪽)의 한국 무대 데뷔에 이어 2호인 레오 초단도 한국 유학을 결정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기원

일본 최연소 프로기사 후지타 레오(田怜央·11) 초단이 한국 유학 대열에 합류한다. 내달 3일 한국 무대 데뷔전을 갖는 나카무라 스미레(仲邑菫·15) 3단에 이은 일본 바둑 기대주들의 잇단 한국행이 주목받고 있다.

2013년 4월생인 레오는 초등학교 3학년이던 2022년 9세 4개월 때 세계 최연소 프로가 됐다. 한 해 먼저 만 10세로 초단증을 받은 스미레에 이은 일본 영재 특별입단 기사 2호다. 일본 최연소 프로 자리는 스미레에서 레오로 넘어갔다.

레오는 오는 4월부터 한국 한종진 도장에서 바둑 공부에 매진할 계획이다. 기간은 일단 3개월로 잡았다. 지난 연말 오픈대회인 문경새재배 출전차 방한, 한 달가량 머물며 한국 바둑을 접한 것이 계기가 됐다. 레오는 지난 1월에도 보름간을 한도장 기숙사에서 지냈을 만큼 한국을 좋아한다.

프로에 데뷔한 이후 레오가 작성한 총 전적은 9승 12패다. 2022년 2패, 2023년 7승 10패에 이어 올해 2승(2월 22일 현재)을 보태는 등 상승세다. 아직 5할 승률에 못 미치지만 특별한 재능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레오는 한국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바둑 공부에만 매달릴 수 있다. 수준 높은 또래 강자들이 많은 것도 너무 좋다”고 말한다. AI(인공지능) 관련 교재 등 공부 환경에 끌렸다고도 했다. 접골사로 일하는 아버지(후지타 하루히코)가 레오의 매니저 역할을 한다.

한국 데뷔를 눈앞에 둔 스미레도 이적(移籍)과 관련해 “한국엔 대회도, 강자들도 많다. 그곳서 부대끼며 더 강한 기사로 성장하고 싶어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이 야심 차게 마련한 영재 특별입단 수혜자 2명이 모두 한국을 지향하는 모양새가 됐다. 차이가 있다면 스미레가 활동무대 전체를 옮기는 이적생이라면 레오는 선진 문물을 배우러 오는 유학생에 가깝다는 점이다.

스미레와 레오 이전에도 많은 외국 영재들이 한국 바둑계를 거쳐갔다. 일본의 신예 강자 후쿠오카 고타로(19)는 양천대일 도장서 수업한 한국 유학파 출신이다. 일본에 돌아가 2019년 입단한 뒤 제9회 글로비스 U-20 대회서 준우승했다. 그를 키워낸 이용수 8단은 “한국 생활이 너무 즐겁다며 예정 시한을 넘기고 5년 가까이 머물렀었다”고 회상했다.

오니시 류헤이(24) 5단도 허장회 도장과 충암도장서 공부했다. 2015년 일본서 입단 후 이듬해 최연소 신인왕에 올랐다. 일본 스타 기사 요다 노리모토(58)는 두 아들을 모두 한국에 유학 보냈다. 차남 오오조라(21)는 장수영 도장을 거쳐 2022년 입단했고, 셋째 톈신(14)도 프로행을 준비 중이다. 이 밖에도 일본 고이케 쇼마(13), 대만 천잉자 등이 장·단기 유학을 위해 한국 도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일본은 과거 세계 바둑 종주국 지위를 누릴 당시 각국 유망주들이 몰려들었던 나라다. 한국도 조남철 김인 조훈현 조치훈 하찬석 류시훈 등 상당수가 일본 유학을 거쳤는데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유학생 러시 현상은 한국 바둑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시그널이다. 이른바 K컬처, K푸드처럼 K바둑이 한국산 인기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바둑 지망생 감소로 문을 닫는 도장이 늘어가는 것도 현실이다. 한국이 국제 바둑계의 새로운 메카로 지위를 굳히려면 다른 문화처럼 국가적 지원이 뒷바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