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기업들 지급 금액 배 이상 요구…절반만 받아도 운 좋아”
미국 투자 기업들 원하는 규모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 내 반도체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제공하기로 한 보조금을 받으려고 기업들이 요구한 자금 규모가 미 연방 정부가 가용 가능한 금액의 배 이상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늘리기 위해 반도체 생산 보조금 등 5년간 총 527억달러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반도체법에 지난 2022년 8월 서명했다. 신청 기업들이 실제로 받게 될 보조금이 기업이 원하는 규모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미 정부가 3월말엔 삼성전자, 인텔, 대만 TSMC 등 미국에 투자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에 반도체 보조금을 지급안을 발표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26일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반도체법과 관련해 “인텔, 대만 반도체 제조 회사, 삼성전자 등 미 안팎의 첨단 기업들이 신청한 보조금 희망 금액 총액이 700억 달러(93조2400억원)가 넘는다”고 밝혔다. 이 중 상무부가 반도체 생산보조금으로 책정한 규모는 390억 달러다. 이어 “이들 기업들이 600건이 넘는 투자의향서를 상무부에 제출했다”며 “관심을 표명한 상당 기업들이 자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게 잔혹한 현실”이라고 했다.
이날 러몬도 발언은 ‘미국 납세자’의 세금을 최대한 아끼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에서 나왔다. 그는 “우리는 (미국 안팎의 기업들과) 힘든 대화를 나누고 있다. 협업 정신으로 업계와 협력하고 있으며, 그들은 (미국의) 놀라운 파트너였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미 납세자의 돈을 보호하는 데 충실하고 있다. 개별 기업들과의 어려운 협상을 통해 각 기업이 납세자에게 더 적은 비용으로 경제와 국가 안보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기업들과 협상 과정에서 “1달러 까지 쥐어짠다(squeezing)”고도 했다.
러몬도는 “반도체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와서 수십억달러를 요청하면 난 ‘타당한 요청이지만 요청액의 절반만 받아도 당신은 운이 좋다’고 말한다. 그들이 최종 합의를 하려고 다시 올 때는 원했던 금액의 절반도 못 받게 되고 그들은 ‘운이 나쁜 것 같다’고 한다. 그게 현실”이라고 했다.
TSMC는 애리조나 피닉스 인근에 공장 2곳을 건설하고 있고 이곳에 총 400억달러를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173억달러를 들여 텍사스 테일러에 약 500만㎡(150만평) 규모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러몬도는 대규모 최첨단 로직 반도체 생산 클러스터 2곳을 조성하는 게 원래 목표였는데 이를 초과 달성할 것 같다면서 2030년까지 세계 최첨단 로직 반도체 생산량의 약 20%를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으리라고 전망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최첨단 로직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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