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MR ‘비전프로’… 日부품 42%-韓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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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이달 초 출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에 일본 부품이 한국 부품보다 3배 이상 많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 15'(프로 맥스 기준)와 비교하면, 한국산(産)은 절반 이하로 줄었고 일본산은 4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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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디스플레이-팬 모두 일본산
‘아이폰15’땐 한국산 비중 가장 커
일각 “IT기기 경쟁력 저하” 우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 “분해 연구업체 ‘포멀하우스 테크노 솔루션스’에 의뢰해 비전프로를 분해한 뒤 주요 부품 생산국(본사 소재지 기준)을 조사한 결과 일본제 부품이 42%로 비중이 가장 컸다”고 보도했다.
비전프로는 고글처럼 눈에 쓰고 즐기는 제품으로, 광학 기기 분야에서는 일본제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부품으로 많이 쓰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전프로의 가장 비싼 부품인 소형 디스플레이부터 소니가 생산하는 7만 엔(약 63만 원) 상당의 부품이었다.
비전프로 좌우 눈 부분에는 가로세로 3cm 크기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있다. 해상도가 PPI(인치당 화소 수) 기준 2900으로, 미국 메타의 가상현실(VR) 헤드셋 ‘퀘스트3’ 1100의 2배 이상 높다. 렌즈와 일체화해 비스듬히 나사를 조이는 기술은 조금만 어긋나도 안 되는 초정밀 기술로 평가받는다.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소형 팬도 일본 니덱사 제품이었다. 니덱은 하드디스크의 정밀 소형 모터부터 차량 탑재용 모터까지 만드는 일본의 대표 모터 제조사이다.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저장하는 ‘낸드 플래시메모리’는 일본 키옥시아 제품이 채택됐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자부했던 한국이 차세대 정보기술(IT) 기기 분야에서 경쟁력을 잃어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부품은 전원이 꺼졌을 때 데이터가 사라지는 D램으로 SK하이닉스 제품 정도가 눈에 띈다. 계산, 영상처리 등을 하는 프로세서는 애플이 직접 생산한 제품이 쓰였다.
닛케이는 “비전프로 등을 통해 2D(2차원 평면)에서 3D(3차원 입체) 세계를 구현하면서 카메라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뽐내 온 일본의 광학 기술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글로벌 카메라 시장을 석권한 캐논과 소니, 니콘 등이 경쟁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광학 기술을 개발해 왔다. 세계 이미지 센서 최강자인 소니는 구마모토 TSMC 반도체 공장으로부터 센서에 쓰이는 반도체를 공급받으며 공급망까지 탄탄히 다지고 있다. 소니는 이곳에 이미지센서 새 공장도 지어 2위 삼성전자와 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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