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만리장성 흔든 탁구공

이은정 기자 2024. 2. 2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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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한때 탁구 도시로 이름을 날렸다.

부산시탁구협회는 1964년 서울, 2005년 제주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 유치한 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나자 세계대회 유치에 욕심을 냈다.

부산은 2020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유치했으나 코로나19사태로 수차례 연기되면서 결국 취소됐다.

40개국 2000여 명의 선수와 관계자가 참가한 가운데 부산에서 열린 첫 탁구 세계선수권대회가 지난 25일 열흘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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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한때 탁구 도시로 이름을 날렸다. 현정화 유남규 안재형을 비롯한 세계적 스타들을 배출했다. 이후 걸출한 선수를 키워내지 못하면서 한동안 탁구 인기가 시들해졌다. 그러다 2013년 부산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를 열면서 다시 탁구 붐이 불었다. 부산시탁구협회는 1964년 서울, 2005년 제주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 유치한 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나자 세계대회 유치에 욕심을 냈다.


부산은 2020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유치했으나 코로나19사태로 수차례 연기되면서 결국 취소됐다. 부산시와 시민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2021년 11월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총회 때 마침내 2024년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올림픽을 제외한 단일 종목으로는 가장 많은 국가가 참여하는 스포츠 이벤트다. 부산시가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부산컨벤션센터(벡스코)에서 대회를 연 이유다.

40개국 2000여 명의 선수와 관계자가 참가한 가운데 부산에서 열린 첫 탁구 세계선수권대회가 지난 25일 열흘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애초 우려와 달리 대회의 흥행과 운영, 성적 등 대부분의 측면에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한국 탁구 100주년을 맞아 더 의미가 있었던 이번 대회는 흥행 면에서 대성공이었다. 남자 준결승전과 여자 결승전이 열린 지난 24일에는 총 4000석의 관중석이 매진됐다. 대회 누적 관중은 3만 여명에 달한다. 입장 수익은 10억 원을 훌쩍 넘겼다.

우리 선수들도 선전했다. 세계 최강 중국과 대결했던 남자 대표팀 준결승전은 감동의 명승부였다. 한국은 첫 매치에서 에이스 장우진이 중국의 왕추친을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이상수는 ‘역대 최고’ 마롱과의 3단식 베테랑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결국 3시간30분 접전 끝에 매치 점수 2대3으로 아깝게 패했다. 하지만 최근 10여 년간 중국 남자 탁구가 단체전에서 이렇게까지 코너에 몰린 적이 없을 만큼 우리 선수들은 실력 발휘를 했다. ‘만리장성’이 흔들리자 대규모 원정 응원을 온 중국 팬들도 “비셩(필승)”을 외쳤다. 유튜브 동시접속자 4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였다.

무게가 2.7g에 불과한 탁구공 하나로 부산이 열흘간 세계의 중심이 됐다. 시민이 세계적인 선수들의 탁구 경기를 안방에서 관람하면서 생활 스포츠 탁구의 관심이 커졌다.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무엇보다 부산이 가진 저력을 확인할 수 있어서 뜻깊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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