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밸류업, 이제 시작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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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한 주가가 정작 발표 직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일단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경구가 들어맞은 상황인데 정부의 발표에 당장의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기 때문이라고들 한다.
최근 주가상승은 한국 경제가 순환적 저점에 도달해 가치주가 주목받을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며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의지가 중요한 촉매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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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한 주가가 정작 발표 직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일단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경구가 들어맞은 상황인데 정부의 발표에 당장의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기 때문이라고들 한다. 다른 한편 시장의 기대가 단기적으로 지나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발표안의 구체성이 비교적 떨어진다는 점이 보다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어찌 첫술에 배부르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이사의 충실의무가 언급되며 상법 개정의 필요성이 지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준일 경희대 교수는 '주식회사 이야기'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상법에서는 이사회의 구성원인 이사와 감사는 주주와 위임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회사 법인 자체와 위임관계에 있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중략) 우리나라 상법 개정과 관련해 등장하는 이슈는 이사의 충실의무의 대상이 '주주'가 아니라 바로 '회사'라는 점이다.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는 없기 때문에 이사가 '주주'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를 했더라도 '회사' 차원에서 영향이 없는 경우에는 이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이사회에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주주가치 제고계획을 단순히 공시하는 것의 실효성이 크기 어렵다. 그래서 경제부총리가 "임기 내내 자본시장 선진화를 중점과제로 삼아 상법 개정을 추진하고 추가적인 방안도 다각도로 강구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근본적인 문제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정부가 단순한 공시강화 이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했기 때문이다.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자발적 참여가 확산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우수기업에는 모범납세자 선정우대 등 세정지원 및 밸류업지수 편입우대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다양한 세제지원 방안도 마련하겠다"는 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연하게도 입법 내지 법 개정이 필요한 세제혜택의 구체적 내용이 담기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면을 감안해야 한다. 필요한 법안 및 규정은 단숨에 만들어질 수 없고 결국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추진의지와 피드백이 될 것이다.
최근 주가상승은 한국 경제가 순환적 저점에 도달해 가치주가 주목받을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며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의지가 중요한 촉매역할을 했다. 가장 어려운 시작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는 크다. 다만 당장에는 순환적 저점에서 상승할 수 있는 가치주와 정부의 구체적 세제지원 등이 없더라도 주주환원을 높여갈 의지와 여력을 갖춘 주식들에 관심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희망은 관찰을 흐리게 만든다.' 영화 '듄'에 나오는 격언이다. 방향성은 정해졌고 이제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냉철한 관찰을 통해 진짜 밸류업을 가려낼 시간이다.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고 또 어렵다는 뜻으로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뒤집어 보면 그 어려운 시작을 했어도 여전히 반이 남아 있다. 기초공사를 하고 골조를 올리는 작업의 중요성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우리가 피부로 체감하는 내장 및 각종 편의시설과 인테리어는 마지막에 이뤄진다. 결국 현실은 결과로 말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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