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영상] “마크롱 퇴진” 분노 터뜨린 프랑스 농민들…대통령과 공개 토론 가져
지난달 트랙터 시위를 시작한 프랑스 농민들의 분노가 24일(현지시간) 개막한 제60회 국제농업박람회에서 폭발했습니다.
전날 늦은 오후부터 전시장 앞을 지키며 밤을 지새운 농민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전시장에 도착하자 거센 야유를 퍼붓고 호루라기를 불며 항의했습니다.
농민들은 보안요원들이 출입을 막아서자 숫자로 밀어붙이며 장내에 진입했습니다.
일부 농민은 마크롱 대통령과 농민 대표들의 회동 장소에까지 밀고 들어가려다 보안 요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습니다.
결국 전시장 안에는 헬멧을 쓰고 방패를 든 보안기동대와 헌병대, 경찰력이 곳곳에 배치돼 농민들의 회담장 접근을 차단했습니다.
농민들은 수시로 경찰 저지선을 뚫으려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3명이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풀려났습니다.
성난 농민들은 전시장 내 유럽연합(EU) 홍보 간판 등을 부쉈고 그때마다 농민들 사이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한쪽에선 가축 분뇨가 바닥에 뿌려졌고, 곳곳에서는 "마크롱 퇴진", "마크롱 꺼져라"라는 외침도 들렸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크리스토프(54) 씨는 "우리가 원하는 건 상식적인 규정"이라며 "지금 농업 규정을 만드는 건 전문 관리들인데,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들을 만들어 놓고 농민들에게 따르라고 한다"고 성토했습니다.
농민 대표들과 1시간가량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 앞에 선 마크롱 대통령은 우선 "박람회가 원활하고 차분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농민들에게 과격한 행동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어 농가를 위한 긴급 자금 지원, 유럽 차원의 농산물 가격 하한선 설정 추진 등 추가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3주 안에 농민 대표들을 엘리제궁에 초대해 정부 대책들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언론 브리핑을 마친 마크롱 대통령은 농민 수십명과 예정에 없던 '스탠딩' 공개 토론을 가졌습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즉석 토론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농민들 한명 한명의 불만을 들으며 때로는 "제발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며 "지난 7년간 최선을 다해 싸워왔다"고 항변했습니다.
전시장 내 과격한 농민 시위를 겨냥해서는 "폭력과 야유가 뒤섞인 난장판"이라고 유감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농민들은 자유무역협정으로 값싼 농산물이 시장에 유입되는 바람에 자국산 농산물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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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다은 기자 (stande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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