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KIA 최형우 마음 속 최고타자 탑5…35세 ‘최강 대타’의 원샷원킬, 앉아만 있어도 ‘든든’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맞추는 능력이, 미쳤다.”
KIA 타이거즈의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를 1주일간 취재하면서 들은 얘기 중 가장 흥미로운 건 ‘타격장인’ 최형우가 인정하는 타자 탑5다. 시간상 나머지 4명은 듣지 못했다. 그러나 5명 중 한 명이 다름 아닌 팀 후배 고종욱(35)인 건 공개했다.
최형우는 고종욱을 두고 “컨택이, 미쳤다”라고 했다. 타자로서의 종합적 평가를 내리면, 간판스타 나성범과 고종욱을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최형우는 맞히는 능력 하나만큼은 오히려 고종욱이 나성범보다 우위라고 했다.
고종욱은 통산 1032경기서 타율 0.303이다. 실제 본격적으로 프로 1군에 자리잡은 2015년부터 작년까지 3할만 4차례 쳤다. 더 놀라운 건 2할8푼이 되지 않은 시즌이 딱 두 차례(2018년 0.279, 2021년 0.267)였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잘 치든 못 치든, 아프든 안 아프든 어떻게든 최소 2할8푼에 3할 언저리를 쳤다는 얘기다. 단, 주력도 좋지만 수비력이 다소 떨어져 꾸준한 출전을 보장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10년 넘게 꾸준히 2할8푼~3할을 치는 건 인정받아야 한다. 고종욱이야 말로 애버리지가 ‘찐’ 3할이다.
그런 고종욱은 25일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첫 대외 연습경기서 ‘원샷원킬’을 선보였다. 2-0으로 앞선 7회말 2사 2루서 대타로 등장해 KT 우완 김민의 초구 약간 낮게 떨어지는 공을 가볍게 걷어올려 좌익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물론 KT 좌익수가 살짝 앞으로 나와있는 바람에 장타로 연결된 측면은 있었다. 그러나 치기 쉬운 코스는 절대 아니었다. 벤치에 앉아있다가 갑자기 나와서 초구에 곧바로 동점타. 원샷원킬의 정석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참고로 작년 대타 타율이 무려 0.295, 득점권타율 0.346.
KIA는 내, 외야 모두 빡빡하다. 그리고 무게감이 있다. 기본적으로 주전 야수들이 잘하면 좋은 경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장기레이스에서 개개인의 등락, 부상 이슈 등이 무조건 발생한다. 대타에 좋은 주자로서의 가치를 가진 고종욱은 여전히 KIA에 필요한 존재다.
KIA는 그날 경기서 3-4로 역전패했다. 그러나 KIA는 고종욱 타석 당시 2-0서 반드시 달아나는 1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결국 제대로 팀에 필요한 타격이 나온 셈이었다. 2년 5억원 FA 계약이 혜자계약으로 보인다. 올 시즌에도 고종욱은 약방의 감초다. 이범호 감독으로선 경기를 운영하다 벤치를 쳐다볼 때 고종욱이 앉아 있는 모습만 봐도 든든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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