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 아이돌' 플레이브는 어떻게 현실 세계를 넘었나
자체 프로듀싱…초동 20만장 기록
"일명 디지털 펭수…본체 소비 안 해"
"단독 콘서트 준비 중…월드투어 목표"
[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모든 아티스트분들이 그렇겠지만 저희는 팬들, 대중들에게 늘 진심이고 솔직한 그룹이고 싶어요."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PLAVE)'가 26일 서울 마포구 MBC신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두 번째 미니앨범 '아스테룸 : 134-1(ASTERUM : 134-1)' 쇼케이스에서 이렇게 목표를 밝혔다.
플레이브는 지난해 3월 데뷔한 5인조 버추얼 그룹이다. 버추얼엔터테인먼트 블래스트 소속 멤버 예준, 노아, 밤비, 은호, 하민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작사, 작곡, 안무 등 제작 전 과정을 책임지는 자체 프로듀싱 아이돌을 표방한다. 최근 이세계아이돌, 메이브, 스텔라이브 등 다양한 형태의 버추얼 그룹이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플레이브는 2D 캐릭터라는 특징을 가진다. 아스테룸이라는 가상세계에 살고 있다는 설정이다.
플레이브는 이날 버추얼 그룹 최초로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영상통화 형식으로 화면으로 나타났다. 예준은 "카엘룸이라는 곳에 살고 있었는데 신비한 힘에 이끌려 아스테룸에 모여 플레이브가 됐다. 테라(지구)에 있는 분들에게 좋은 음악과 무대를 보여드리는 게 유일한 목표이자 즐거움"이라고 소개했다.
플레이브는 지난해 3월 데뷔와 동시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같은 해 8월 발매한 미니 1집 '아스테룸 : 더 셰이브 오브 띵스 투 컴(Asterum : The Shape of Things to Come)'은 초동(앨범 발매 후 일주일 내 판매량) 20만장을 돌파했다. 역대 남자 아이돌 그룹 데뷔 앨범 초동 10위권 내 기록이 10만장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순위다. 이외에도 멜론 톱100 차트 72위에 오르고 버추얼 보이그룹 최초로 멜론의 전당에 입성했다. 12월에 발매한 디지털 싱글 '메리 플리스마스'는 국내 음원 사이트 멜론 톱100 차트에서 7위를 기록하고, 이때까지 발표한 7개 음원이 모두 일간 차트에 진입했다. 빌보드 코리아 차트에서 최고 순위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예준은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다. 우리끼리 '왜 이렇게까지 큰 사랑을 받지?'라고 계속 이야기했다"며 "앞으로 팬들에게 더 잘해야겠다.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얼떨떨해했다. 노아는 인기 비결에 대해 "최대한 이지리스닝, 모두가 쉽게 접근하고 들었을 때 금방 좋다고 할 만한 대중적인 요소를 많이 넣으려고 노력했다. 기본적으로 가사에도 저희 서사를 담으려고 했다"며 "서사와 대중적인 음악이 합쳐져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던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신보는 플레이브가 자신들의 세계관을 소개하는 아스테룸 3부작의 마지막이다. 이번에도 멤버들이 자체 프로듀싱했다. 이들은 "우리의 과감한 첫 시도를 하는 앨범"이라고 했다. "가내수공업으로 모든 걸 해냈다. 특유의 서정적 분위기를 깊게 나타냈다. 아프로 팝 장르와 힙합, 알앤비 등이 있으니 국내외 팬들 모두 기대해달라"고 강조했다.
타이틀곡 '웨이 포 러브(WAY 4 LUV)'는 플레이브의 서정적 분위기가 특화된 곡이다. 팝 감성의 세련된 멜로디와 반복되는 기타 리프가 강한 중독성을 불러일으킨다. 사랑을 찾아 떠나는 플레이브의 모습을 담았다. 이외에도 몽환적인 코드가 특징인 '워치 미 우!(Watch Me Woo!)', 플레이브만의 서사를 재치있는 가사에 녹여낸 '버추얼 아이돌', 아련하고 서정적인 감성의 '프롬(From)', 한편의 영화 같은 순간순간들을 가사에 담아낸 힙한 알앤비곡 '우리 영화'가 수록됐다. 지난해 12월 발매된 크리스마스 캐럴송이자 팬송인 '메리 플리스마스(Merry PLLIstmas)'까지 총 6곡이 담겼다.
플레이브와 팬들은 세계관 속에서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가고 있다. 반면 본체에 대한 궁금증도 늘 따라다닌다. 블래스트는 본체 공개 금지 원칙을 고수하며 법적 대응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성구 대표는 "본체 관련해서 저희는 디지털 펭수라고 생각하고 있다 저희가 펭수라는 캐릭터 소비할 때 그 뒤에 어떤 분이 있는지 알고 계신 분들도 많지만 그걸 파는 것을 소비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분들을 자꾸 파헤치는 쪽으로 IP가 소비되게 되면 의도했던 것과 다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회사도 본체 공개를 하지 않고 있고 본체를 공개했다고 해서 당연히 법적 조처를 취할 수 없다"며 "AI가 아니고 실제 사람인데 그걸 망각하는 분들이 사람이라면 할 수 없다는 말을 할 때가 있다. 심한 욕설을 한다거나 그럴 때만 법적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추얼 아이돌의 활동에도 많은 제약이 있지만 팬들과의 만남을 늘리고 있다. 특히 음악방송 출연이 쉽지 않지만 MBC TV '쇼! 음악중심'에서 무대를 한다. 더 많은 팬들과 호흡하기 위해 단독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8~10개월 전에 대관해야 했는데 저희가 작년에 대관했다. 팬들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훨씬 작은 규모로 대관했다"고 밝혔다. 이어 "버튜버 라이브는 있는 영상을 플레이하는 식으로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실시간 라이브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월드 투어를 하고 싶은 정도로 하고 싶다"고 청사진을 그렸다. "모든 건 다 실시간으로 적용된다"며 "동작을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시연자의 캐릭터의 손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 몸을 파고든다든지 하는 경우도 있고, 모션 캡처는 실시간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위한 거라서 발생하는 기술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플레이브는 버추얼계 저스틴 비버를 꿈꾸고 있다. "꿈은 크게 가지라고 했으니 빌보드 1등을 해보고 싶다. 해외 유명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도 꼭 해보고 싶다"고 했다. 오랜 시간 그룹을 유지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중요한 건 팬들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무대를 만들거나 춤을 추는 게 의미가 없으니까 팬들과의 소통을 이끌어갈 것"이라며 "저희는 평생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uch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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