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류현진 볼을 받았다' 19년 만에 재회한 이재원 감탄 또 감탄 "지금이 전성기네" [MD오키나와]

오키나와(일본)=심혜진 기자 2024. 2. 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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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류현진./오키나와(일본)=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오키나와(일본) 심혜진 기자] "19년 만이네."

한화 이글스 류현진(37)이 포수 마스크를 쓴 이재원(36)을 보며 한 말이다.

2005년 동산고 투수 류현진과 인천고 포수 이재원은 청소년 대표팀 시절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그리고 2006년엔 나란히 프로에 입단했다. 얄궂은 운명이었다. 두 선수 모두 인천 연고지 1차 지명 후보였다. 당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류현진 대신 이재원을 지명하면서 류현진은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됐다.

SK는 당대 최고의 포수 박경완의 뒤를 이을 선수를 원했기 때문에 이재원을 먼저 지명한 것이다.

이후 두 선수는 나란히 승승장구했다. 이재원은 SK 시절 여러 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 포수'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류현진은 우승과는 연이 없었지만 한국 최고의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성장한 두 선수는 2024년 만나게 된다. 이재원은 지난 시즌 종료 후 SSG에 방출을 요청했고, 한화에서 새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연봉 5000만원에 계약했다.

류현진의 복귀는 극적이었다. 1월말까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지 못했고, 꾸준히 연락을 취했던 한화와의 기류가 바뀌었다. 그리고 지난 22일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 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했다. 12년 만에 한화에 복귀했다.

한화는 26일 삼성과 연습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경기조는 아니었지만 류현진은 선수단과 동행했다. 불펜 피칭을 위해서였다. 고친다구장 마운드 보수가 필요해 불가피하게 원정 불펜장으로 오게 됐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과 이재원./오키나와(일본)=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불펜장에 모습을 드러낸 류현진은 먼저 와 있는 이재원에게 "19년 만이네"라며 반가움을 표했다. 이재원도 미소를 지었다.

류현진은 20구씩 세 차례 총 60구를 소화했다. 직구, 슬라이더, 커브, 커터, 체인지업까지 모든 구종을 점검했다.

류현진의 피칭을 지켜본 손혁 단장과 양상문 해설위원은 이재원에게 질문을 했다. 구종이 무엇인지, 느낌은 어땠는지 물어봤다. 이재원은 양상문 해설위원에게 "오차가 없다. 포수가 잡기 좋게 공이 온다. 지금이 전성기 같다"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류현진이 사인을 물어보자 이재원은 "너 원하는 대로 맞춰줄게"라며 대화의 시간도 나눴다.

마지막 20구를 마친 뒤 이재원은 "던지면 던질수록 구속이 빨라졌다. 걱정 안해도 될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훈련 뒤 취재진과 만난 이재원은 "'나이스 볼'을 외치느라 목만 아팠던 것 같다"며 "몸 상태는 (류)현진이가 더 잘 알겠지만 내가 봤을 땐 개막전에 충분히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잘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5~6개 구종을 전부 다 던졌는데 로케이션, 컨트롤 모두 완벽했다"며 투구수만 늘리고 체력이 뒷받침 된다면 (개막전 등판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신뢰를 보냈다.

19년만의 배터리 호흡이었다. 이재원은 "사실 공을 제대로 받은 기억이 없다. 친구인 것을 떠나 현진이는 투수로서 정말 완벽한 선수다. 포수로서도 기분이 정말 좋다"고 웃어보였다.

이어 "던져 달라는 대로 던진다. 이런 투수는 한국은 물론 미국에도 없을 듯 하다. (김)광현이, 좋은 용병들의 공을 다 받아봤는데 현진이도 못지 않게 잘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광현과 비교했을때는 무엇이 다를까. 이재원은 "광현이는 날카롭게 들어온다면, 현진이는 차고 들어오는 느낌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재원은 "현진이, 외인, (문)동주, (황)준서 등과 호흡을 잘 맞춰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오키나와(일본)=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한화 이글스 류현진./오키나와(일본)=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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