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세다”···립서비스 아니다, ‘우승후보’ 염경엽·이강철 감독이 정색했다[스경x이슈]

김은진 기자 2024. 2. 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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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팀이 보는 ‘류현진 효과’의 실체, 우승후보 투톱 사령탑에게 물었다
한화 류현진이 지난 25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동료들과 밝은 표정으로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현진(37·한화)의 등장으로 올시즌 한화 전력이 재평가 받고 있다. 그렇다고 지난해 9위였던 한화가 단숨에 우승후보까지 되기는 어려우리라는 상식 속에서도 아직 드러나지 않은 ‘류현진 효과’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넘쳐난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을 마친 뒤 반 시즌을 뛰고 돌아온 류현진이 어느 정도 위력을 보여줄지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화의 전력은 2배 이상 ‘플러스’ 된 것처럼 보이는 분위기다. 사실일까.

한화와 직접 만나게 될 타 구단의 시선이 가장 정확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실제로 류현진 효과를 대단히 크게 보고 있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최상위 두 팀 사령탑마저도 한화의 반격 가능성을 높게 본다. 돌아온 한국 대표 투수 혹은 타 팀에 대한 형식적인 포장이 아닌 진지한 계산을 한 결과 “한화가 세졌다”고 했다.

염경엽 LG 감독


염경엽 감독 “뎁스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우승권 되지 말란 법 없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붙었던 KT와 함께 KIA를 올해 강력한 적수가 될 거라고 지목해왔다. 류현진이 등장하자, 여기에 한화가 들어갈 여지도 보고 있다. ‘통합 2연패에 도전하는 팀이 작년 9위 팀을 경계하느냐’고 묻자 정색했다.

염경엽 감독은 “항상 얘기하지만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우리 팀이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고, 한화가 우승권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정은원, 하주석이 좀 쳐주고 김서현이 올라오고 팀이 원하는대로 맞아떨어지기만 하면 5강 안에 들어갈 수 있는 팀이었는데 거기에 류현진이 왔다. 이제 그로 인한 플러스 알파까지 생기는 것”이라며 “10개 구단 3선발(국내 1선발) 중 류현진과 붙어 이긴다 하는 투수가 있나. 김광현, 양현종 빼면 아직 그 정도는 없다. 계투진 전력이 나쁘지 않은데 류현진이 와서 중간이 더 두터워질 수 있다. 그럼 팀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지난해처럼 외국인 투수 둘과 문동주를 고정 선발로 하고 4~5선발을 비워놓은 채 캠프 등을 통해 결정하려 했다. 그러나 특급 류현진이 합류하면서 5선발 한 명만 정하면 되는 상황이 됐다. 선발 자원으로 보던 이태양이 롱릴리프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허리가 단단해진다.

염경엽 감독은 “뎁스가 좋아지는 것 자체가 류현진 효과라는 얘기다. 류현진이 없더라도 좋아지고 있던 팀이고, 류현진이 오면서 가져오는 효과들로 (우리의) 강력한 라이벌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며 “남의 팀이지만 나도 다른 팀을 분석해야 준비하기 때문에 그 팀이 갈 수 있는 최상의 상태를 계산할 수밖에 없다. 시즌 시작하고 (한화가) 변화하는 과정을 주목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강철 KT 감독


이강철 감독 “구위 좋은데 축까지 생겼다···불펜까지 보면 마운드는 한화가 최강”


지난해 준우승 팀이자 리그 최강 선발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KT의 이강철 감독도 의견을 같이 한다. “구위는 한화가 이미 1등”이라고 했다. 이강철 감독은 강해지고 있던 한화 중간계투진이 선발진의 변화를 통해 더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한화 중간 투수진이 굉장히 좋다. 김범수, 박상원 이런 투수들 구위가 워낙 좋다. 우리가 작년 한화에 많이 이기지 못해 체감상 더 강하다 인식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화 중간 계투진 상대로 역전하기는 쉽지 않다. 류현진이 오면 중간이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며 “선발이 좋은 팀은 다른 팀도 있다. 내 기준에서는 선발만 보면 몇 팀이 비슷하다. 하지만 중간까지 더해서 마운드 전체를 보면 나는 한화를 1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꿈틀대는 팀에 류현진이 합류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무섭게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작년 9위까지 떨어졌다가 2위로 시즌을 마친 KT의 경험에서 나온 경계심이다. 이강철 감독은 “작년 우리가 굉장히 힘들 때 쿠에바스가 와서 에이스 역할을 해주면서 축을 잡아줘 팀 전체가 올라설 수 있었다”며 “올해 한화에서 류현진이 그런 역할을 하게 될 수 있다. 류현진이 가져오는 시너지 효과가 굉장히 클 거라 본다”고 말했다.

한화는 지난해 선발승이 32승으로 리그에서 가장 적었지만 구원승은 26승으로 5위 두산과 같았다. 리그 중간급이었다. 최종 1·2위였던 LG와 KT에도 정규시즌 각 6승1무9패로 아주 크게 뒤지지도 않았다. 젊은 불펜이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 올라설 무렵 에이스 류현진이 가세하면서 터질 시너지 효과의 크기가 리그 최상위 팀들에게도 실제로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우승후보로 불리는 이 두 팀이 올해 류현진을 가장 먼저 만나게 된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이미 류현진을 올시즌 개막전 선발로 공표했다. 한화는 3월23일 잠실에서 LG와 정규시즌 개막전을 갖는다. LG와 개막 2연전 뒤 SSG와 인천에서 3연전을 치르면 한화는 3월29일 대전에서 홈 개막 3연전을 갖게 된다. 로테이션상 이 홈 개막전에 류현진이 다시 등판하는데 그 상대가 KT다. LG와 KT 모두 한화와 첫 대결에 외국인 1선발, 디트릭 엔스와 윌리엄 쿠에바스를 출격시킬 가능성이 높다.

우승후보 두 팀과 치를 류현진의 첫 두 경기는 한화의 올시즌 변화와 도약의 크기를 보여줄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이미 상대는 경계하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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