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NS 팔로워 300배 급증" '내남결' MZ쾌녀 최규리

황소영 기자 2024. 2. 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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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규리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JTBC에서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배우 최규리(23)가 'MZ 쾌녀'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지난 20일 종영한 tvN 월화극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희연 역으로 활약한 최규리는 드라마의 인기를 SNS를 통해 실감하고 있다. 드라마 방영 전 2000명 정도였던 팔로워 수가 67만 명을 돌파했다. 300배 이상이 급증하며 최규리의 인지도를 확 끌어올렸다. 통통 튀는 밝은 에너지로 시선을 압도한 그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신예로 자리매김했다.

부산에서 태어나 국제중학교를 졸업해 외고로 진학했다.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던 중 자퇴를 했다. 그리고 운명적인 드라마 '응답하라 1988'과 만났다. 배우에 대한 꿈을 심어줬고 최규리는 단번에 연기 천재들이 모인다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19학번으로 합격했다. 대학 생활 중반 기회를 잡았고 2021년 TV조선 드라마 '엉클'로 데뷔, 3년 만에 초고속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배우 최규리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JTBC에서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인기리에 끝났다.

"주변 분들한테 연락도 많이 받고 있고, 친구들이 재밌게 보고 있다고 하더라. 하루하루가 얼떨떨하고 1월부터 많은 변화가 생겨 적응하다가 시간이 훅 지나갔다. 가족들이 너무 좋아한다. 연기를 처음 시작한 게 19살 입시 때부터인데 그 이후 제대로 된 연기를 하고 배우로서 보여줄 수 있는 초석 같은 느낌이었다. 화면에 많이 나오니 그것만으로 좋아했다. 딸로서 뿌듯했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본방사수 하시고 명절 때도 드라마 잘 보고 있다는 얘길 많이 해 행복했다."

-극 중 희연과의 싱크로율은.

"사실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역할 중 가장 공감하기 쉬웠다. 이 친구의 밝은 텐션이나 화법이 나랑 비슷한 역할이라 나의 색을 입히기 쉬웠던 역할이다. 희연이는 하이텐션의 소유자다. 다른 사람들과의 인간관계에서 통통 튀는 걸 좋아하고 활력을 불어넣는다. 사람을 좋아하는 것도 나와 비슷하다. 근데 희연이가 선을 긋는 사람에게 확실히 선을 긋지 않나. 어떤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문제를 마주쳤을 때 풀어나가는 방식이 나와 달라 희연이한테 배운 것도 많다. 두려워하지 않고 부딪치고, 아니다 싶으면 얘기하고 그러는데 난 문제를 정면으로 맞닥뜨리는 걸 피하는 스타일이다. '좋은 게 좋은 거지' 이러고 뒤늦게 가서 억울해하는 타입인데 희연이를 연기하면서 좀 더 주관이 뚜렷해지고 표현을 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 같다."

-언니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언니들과 다 같이 처음 연기한 게 대본리딩 자리였다. 되게 선배님이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언니, 오빠들이라 다가가기 어려웠는데 언니, 오빠들이 재밌게 편하게 대해줘서 좋았다. 실제로 (박)민영, (공)민정 언니랑 친해졌다. 드라마 캐릭터처럼 실제로도 언니들 귀찮게 하고 자꾸 연락하고 그랬다. 감사하게도 언니들이 귀엽게 봐 줘서 케미스트리를 만드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곁에서 연기한 선배 박민영은 어떤 배우였나.

"언니를 볼 때마다 놀라서 어떤 순간을 꼽기 어려운데 언니는 모든 분량을 이끌아가는 메인 캐릭터이지 않나. 촬영이 연속으로 있고 스케줄이 힘든데 프로는 저래야 하는 걸 느꼈던 순간이 있다. 아무리 컨디션이 안 좋더라도 카메라가 ON 되는 순간 눈빛이 바뀌더라. 편집된 방송으로 봤을 때 그런 티가 하나도 안 났다. 몸 상태까지 컨트롤하는 연기를 보며 '얼마나 숱한 경험과 노련함이 쌓여야 나올 수 있는 연기인가!' 놀랐다.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충격적이었다."

-극 중 오빠였던 나인우와의 남매 케미스트리도 현실 같았다.

"실제로 오빠는 부장님 이미지보다 댕댕이 스타일인데 카메라가 딱 돌아가면 무게를 잡고 유 부장님이 되더라. 보면서 다른 사람 같다고 생각했다. 평상시 오빠가 가지고 있는 편한 모습과 연기하면서 남매끼리의 편한 모습의 결이 달라 신기했다."

-이런 정도의 흥행 예상했나.

"이 작품 오디션을 보기 전부터 원작 웹툰을 다 봤다. 오디션이 있다고 해서 심기일전해서 보러 갔던 기억이 난다. 4회까지 대본을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 선배님들도 연기 잘하는 분들이니 잘 되겠다 했는데 이렇게까지 핫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해 더 감사한 것 같다. 드라마가 더 잘 되니까 아쉬움도 큰 것 같다."

-가장 사이다 매력을 느꼈던 장면을 꼽는다면.

"동창회 장면에 없었는데 지원이가 그렇게 수민이에게 물을 먹일 줄 몰랐다.(웃음) 연출까지 보니 너무 시원하더라. 지원이가 운명을 바꾸는 첫 사건이지 않나. 학창 시절부터 괴로웠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희연이가 도움을 줘서 동창회에 간 것 아닌가. 희연이로서 뿌듯하기도 하고 초반에 가장 큰 사이다니까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쾌감이 컸다."

-희연이란 캐릭터가 통통 튀어 눈에 잘 보이더라.

"난 연차가 많지 않은 신인이고 신인이 맡기엔 큰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1회부터 16회까지 호흡 맞추는 작품도 처음이라서 오디션 볼 때부터 너무 하고 싶었다. 간절하면 더 긴장하고 그러지 않나. 마인드 컨트롤도 하고 그랬다. 감독님과 작가님이 예쁘게 봐 준 덕분에 합류가 가능했다. 첫 현장에 갔을 때 떨리긴 했는데 이런저런 얘기하며 촬영하니 현장에 빨리 스며든 것 같다. 우리 드라마가 고구마 하나 주면 사이다 하나 주고 그렇게 전개되지 않나. 재밌게 촬영한 것 같다."

-시청률 12%를 돌파해 포상휴가도 가게 됐다.

"내 인생에 포상휴가라니.(웃음) 여행 가방을 오래 써서 바꾸려고 했는데 포상휴가 얘기 듣자마자 고민하고 있다. 공항패션도 내 인생에 없던 단어라 고민할 거리들이 많아졌다. 행복한 고민들이다. 종방연 사진 찍었을 때도 되게 행복해서 일기를 썼다. 진짜 내게 너무 많은 기회들을 준 작품이라 감사한 작품이다."

배우 최규리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JTBC에서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첫 방송을 1월 1일에 시작해 더 잊지 못하겠다.

"올해가 청룡의 해이지 않나. 내가 용띠라서 그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온 것 같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하지 않나. 1회부터 16회까지 함께한 작품이 새해 첫날 겹쳐져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는.

"배우에 대한 막연한 꿈이 있었는데 그 꿈의 실체가 명확해진 건 19살 때 처음 연기학원에서 연기를 배우면서부터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 작품을 보면서 재밌었고 메이킹 필름이나 배우들의 인터뷰를 보며 나 역시 저런 현장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연기에 대한 관심과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연기학원에 갔었는데 그때가 고2에서 고3 넘어가는 시점이었다. 입시학원에서 배운 건 입시를 위한 연기였다. 내가 뭔가에 하나 꽂히면 성에 찰 때까지 열심히 해야 해서 죽어라 했다. 감사하게도 첫해에 한예종에 입학했다. 학교에 다니면서 좀 더 깊은 연기도 해보고 다양한 캐릭터도 만나봤는데 학교 안에서만이 아니라 밖에 나가서 연기란 걸 진짜 일로 해보고 싶다는 게 구체화가 됐다."

-배우로서의 삶에 대한 만족감은.

"공부를 하다가 연기로 튼 것이다. 내가 아직 많이 살아본 것은 아니지만 연기를 하면서 가장 활기를 띠고 재밌고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 앞으로 욕심이 생기고 원동력이 생기는 일이 연기인 것 같아서 배우로서 많은 경험을 쌓아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나의 적성에 잘 맞는 것 같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 연기라는 매개체를 통해 만나는 것, 나의 다른 모습을 알아갈 수 있는 게 연기의 매력인 것 같다."

-인생의 좌우명이 있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게 우리 집 가훈이다. 좋은 상황에도 좋고 슬프거나 안 좋은 상황에서도 좋은 말인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밝았는데 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방방 뛰니 신이 날 때 조금만 자제하라고, 컨트롤해라 그랬는데 너무 좋은 일이 생기면 들뜨기 마련 아닌가. 이 또한 지나간다고 생각하면 사람이 겸허해지더라. 안 좋고 슬픈 일이 생겨도 지나갈 때까지 견딜 힘이 되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많이 들어서 마음속에 새기고 있는 말이다. 지금은 너무 좋고 감사한 상황인데 언젠가 지나간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있다."

-롤모델이 있나.

"롤모델을 바꾸지 않고 적립하는 스타일이다. 누적된 사람이 많다. 일단 좋은 배우가 되기에 앞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인간적인 좋은 면모를 많이 보여주고 있는 배우들이 많지 않나. 메릴 스트립이 첫 롤모델이었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배우이기도 하고 자신이 가진 영향력을 선행에 많이 쓰더라. 연기도 말할 것 없다. 항상 좋은 자극과 영감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번 드라마는 롤모델의 총집합소였다. (이)이경 오빠는 입시 시절부터 '와이키키' 시리즈를 보면서 '사람이 저렇게 코믹하게 연기하는데 뻔하지 않을 수 있구나!'를 깨닫게 한 배우다. 인상 깊게 본 배우와 합을 맞추게 돼 감사했고 민영 언니야 단연 '로코 장인'이지 않나. 사람들이 왜 그렇게 부르는지 알 정도로 극을 매끄럽게 끌고 나가더라. 최고였다."

-가족 관계는 어떻게 되나.


"10살 터울 나는 여동생이 있다. 중학교 2학년이 된다. 저희 친척들 중에서도 막내다. 가족들, 친척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모나지 않고 착해서 아기 같다. 내가 어릴 때부터 육아를 많이 했다. 부모님의 짐을 많이 덜어드렸다. 본가가 부산이라 이번 설에도 부산에 갔다가 왔다. 가족들은 부산에 있고 학교 다니면서 서울로 올라왔다. 가족들과 영상 통화를 자주 한다. 그간 촬영하느라 잘 못 갔는데 오랜만에 만나서 직접 얘기 나누니 좋았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밝고 통통 튀는 걸 보여줬으니 반대되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 희연이가 양지에 있는 사람이라면 음지에 있는 역할도 잘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고, 역할에 제한 두지 않고 다양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 새로운 걸 도전하는데 두려움이 없다. 장르 상관없이 최대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부산 출신이니 사투리 연기도 좋을 것 같다.

"진짜 부산 사람이라서 부산 사투리 연기를 하면 너무 맛깔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차기작 계획은.


"올해 좋게 스타트를 끊은 만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기다려 달라."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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