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존을 만들어야” 이정후는 23홈런 쳐봤다…영웅들 ‘제2의 이정후’는 어디까지 ‘즐거운 미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만의 존을 만드는 것이 남은 기간 과제다.”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키움 히어로즈 시절이던 2022시즌에 23홈런을 터트렸다. 2017년 데뷔 후 2021년까지 5년간 36홈런에 그쳤던 타자가 생애 처음으로 20홈런을 돌파한 것이었다. KBO 통산 65홈런을 치고 메이저리그로 건너갔지만, 미국에선 이정후를 두고 홈런을 많이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타자라고 본다.
그렇다면 ‘제2의 이정후’로 불리는 이주형(23, 키움)은 어떨까. 경남고를 졸업하고 2020년 2차 2라운드 13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뒤 작년 여름 트레이드로 키움 유니폼을 입기 전까진 잠재력을 확인할 기회가 없었다. 현실적으로 야수진이 탄탄한 LG에 계속 있다면 기회를 잡기 어렵다.
예상대로 키움은 이주형에게 전폭적으로 기회를 줬다. 이정후의 자리, 3번 중견수다. 경남고 시절엔 내야수였지만, LG에선 내, 외야를 오가느라 확실한 자신의 자리를 잡기 어려웠다. 키움이 판을 깔아주니 2023시즌 69경기서 215타수 70안타 타율 0.326 6홈런 36타점 32득점 OPS 0.897.
이미 업계에선 이주형에게 제대로 판이 깔리면 20-20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기본적으로 컨택이 좋은 타자지만 홈런을 치기 힘든 스윙 매커닉이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이주형은 스프링캠프 대외 두 번째 연습경기만에 홈런을 신고했다.
이주형은 23일과 25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핑둥 CTBC 파크에서 열린 중신 브라더스전서 잇따라 3번 중견수로 출전했다. 다른 타자들은 몰라도, 이주형의 이 위치는 고정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두 경기 연속 김혜성(2루수)-로니 도슨(좌익수)-이주형(중견수)이 고정됐다.
발이 빨라 외야 수비를 하면 할수록 잘 할 가능성이 크고, 수비에 익숙해지면 타격에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25일 경기서는 1회부터 백투백 홈런을 터트리며 펀치력을 뽐냈다. 144경기에 나갈 수 있는 올 시즌인 만큼, 제대로 판이 깔렸다.
이주형은 구단을 통해 “경기 전 배팅 훈련할 때처럼 공을 방망이에 정확하게 맞추자는 생각을 가지고 첫 타석에 들어갔다. 타이밍을 앞에 두고 컨택에 집중했는데 홈런이 나왔다. 연습경기지만 좋은 결과를 얻어 기분이 좋고 밸런스도 점점 나아지는 느낌이 든다. 다음 경기가 기대된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이주형은 “올 시즌 ABS 도입으로 스트라이크 존이 일정해지니 나만의 존을 만드는 것이 남은 기간 과제가 될 것 같다. 존에 들어가면 과감히 스윙하고 벗어나는 공은 잘 골라낼 수 있도록 훈련하겠다”라고 했다.
이주형의 풀타임 성적은 어떨까. 정말 20-20, 혹은 그 이상도 가능할까. 제2의 이정후임을 정말 증명한다면, 키움은 다시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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