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그만"…저작권 분쟁 잇따르는 게임업계

조민욱 기자 2024. 2. 26. 16: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조민욱 기자] 게임업계가 계속되는 지식재산권(IP) 표절 시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어려운 업황 속에서 IP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게임사들은 IP 보호를 위한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회사의 핵심 IP와 직결한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 공방까지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최근 카카오게임즈와 레드랩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 행위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대만 지혜재산및상업법원에도 저작권법 및 공평교역법 위반에 대한 소장을 접수했다.

엔씨소프트 측은 "MMORPG '롬'의 ▲게임 콘셉트 ▲주요 콘텐츠 ▲아트 ▲UI(사용자 인터페이스) ▲연출 등에서 '리니지W'의 종합적인 시스템(게임 구성 요소의 선택, 배열, 조합 등)을 무단 도용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MMORPG 장르가 갖는 공통적, 일반적 특성을 벗어나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엔씨소프트의 IP를 무단 도용하고 표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롬은 레드랩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을 맡은 신작 MMORPG다. 레드랩게임즈는 엔씨소프트가 문제 제기한 부분에 대해 "전 세계 게임에서 사용해 온 통상적 게임의 디자인 범위"라고 반박했다.

신현근 레드랩게임즈 PD는 "최근 저작권 이슈가 많아 이미 개발단계에서 게임의 법무 검토를 진행했다"며 "일반적인 게임 UI의 범주 내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예정대로 오는 27일 오전 10시에 롬의 글로벌 출시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특히 이번 소송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 간의 두 번째 소송이라는 점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월에도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사건은 아직 변론기일이 잡히지 않았다.

지난해 8월에는 웹젠 'R2M'의 '리니지M' 표절 소송과 관련해 엔씨소프트가 1심 법원에서 승소했다. 웹젠은 이에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엔씨소프트가 저작권 침해 소송전까지 불사하는 배경으로는 자사 핵심 IP '리니지'와 연관됐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리니지 시리즈에 의존하고 있는데, 시장에 경쟁작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리니지 매출은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5% 감소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측은 "이번 법적 대응은 회사가 소유한 IP 보호를 넘어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기업이 장기간 연구개발(R&D)한 성과물과 각 게임의 고유 콘텐츠는 무분별한 표절과 무단 도용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 표절 논란은 MMORPG 장르 외에서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넥슨과 아이언메이스는 '다크앤다커'를 두고 법적 공방을 펼치고 있다. 넥슨은 과거 신규개발본부에서 '프로젝트 P3' 디렉터로 있던 A씨가 소스 코드와 각종 데이터를 개인 서버로 유출하고, 파트장이었던 B씨 등과 회사를 떠나 이를 기반으로 아이언메이스를 세운 뒤 다크앤다커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이언메이스 측은 "다크앤다커는 시작부터 직접 개발한 게임이고, 어떠한 부적절한 영업 비밀을 사용한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앞서 법원은 넥슨과 아이언메이스가 서로를 상대로 각각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다크앤다커에 대한 법적 공방은 이후 본안 소송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은 지난 2014년 출시한 '세븐나이츠' IP 문제를 두고 마상소프트와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마상소프트는 2021년 7월 넷마블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금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세븐나이츠 제작 과정에서 자사의 'DK 온라인' 게임엔진을 활용했다는 것이 마상소프트 측의 주장이다.

법원은 "세븐나이츠가 DK온라인을 도용해 개발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며 1심과 2심 모두 넷마블의 손을 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IP는 어느 산업에서나 중요한 부분으로, 특히 게임업계 특성상 용인하는 범위가 (타 산업과 비교해) 넓은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소송으로 이어지는 건 IP 유사성을 넘어 원류의 타이틀을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한편으로는 게임산업의 성장이 어느 정도 확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다다른 점을 시사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한국 조민욱 기자 mwcho91@hankooki.com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