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물들일 뮤지컬이 온다…깊은 감성 남길 뮤지컬 추천

손효림 기자 2024. 2. 2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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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울림과 따스함 그리고 절절함까지….

다채로운 색깔의 작품들이 봄 무대를 물들인다. 산다는 것의 의미를 곱씹어보고 싶은 이들, 위로 받고 사랑의 감정을 생생하게 느껴보고 싶은 이들이 반길 뮤지컬을 소개한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고통을 극복하려는 가족이 전하는 울림과 공감

평범해 보이는 가족이 있다. 한데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처투성이다. 엄마 다이애나는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다. 딸 나탈리는 이로 인해 소외감을 느낀다. 아빠 댄은 가정을 지키려 애쓰지만 다이애나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는다. 결국 각자의 상처가 터져 나오는데….

상처를 섬세하고 깊이 있게 그린 이 작품은 2011년 국내 초연부터 사랑받고 있다. 아픔을 딛고 나아가려는 가족의 노력은 묵직한 울림을 준다. 난도 높은 연기에 걸맞게 탄탄한 기량을 지닌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 다이애나 역은 최정원 배해선이, 댄 역은 이건명, 마이클리가 각각 맡았다. 아들 게이브 역은 산들, 유회승, 홍기범이 한다. 나탈리는 김환희, 이서영이 연기한다.

3층 철제 구조물로 만든 무대는 각 층마다 나뉜 공간을 통해 여러 사건을 한 번에 보여주며 인물들을 이해하게 한다. 2009년 토니상에서 음악상, 편곡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2010년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도 수상했다.

3월 5일~5월 19일,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에서 양극성 장애를 겪는 다이애나를 연기하는 최정원. 엠피앤컴퍼니 제공

다이애나 역의 배해선. 엠피앤컴퍼니 제공

가정을 지키려 애쓰는 댄 역을 맡은 이건명. 엠피앤컴퍼니 제공

댄 역의 마이클 리. 엠피앤컴퍼니 제공

■뮤지컬 ‘파과’

빛나다 사라지는 존재에 대한 처절하고 뜨거운 연민

40년 넘게 청부살인을 해 온 65세 여성 킬러 조각. 어떤 것에도 마음을 주지 않으려했다. 하지만 쇠잔해지면서 지키고 싶은 게 생긴다. 타인의 고통도 보이면서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연민이 스며든다. 투우는 조각에게 아버지를 잃은 뒤 20년간 복수를 꿈꾼다.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을 무대에 올린 창작 뮤지컬이다. 파과는 흠집 난 과일을 뜻한다. 신선한 캐릭터와 파격적인 전개, 삶에 대한 통찰로 많은 사랑을 받은 소설인만큼 초연 뮤지컬에 대한 기대도 크다.

배우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조각 역은 차지연 구원영 맡아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느와르 액션을 소화한다. 투우 역은 신성록 김재욱 노윤이 맡아 복수의 대상인 조각에게 매혹되는 양가 감정을 뿜어낸다. 지현준 최재웅 박영수는 조각을 치료해준 강 박사와 조각에게 방역업을 가르친 류까지, 두 개 배역을 연기한다. 유주혜 이재림이 어린 조각 역을 맡았다.

장르를 넘나들며 확고한 스타일을 구축한 이지나 씨가 연출했다. 이 연출가는 “‘파과’는 나이 듦에도 살아 있는 단맛을 은유하는 인간에 대한 찬양”이라며 “사랑한 사람의 죽음 후 희로애락을 외면했던 조각의 삶은 지독히 스산한 사랑 이야기와 같다”고 밝혔다.

3월 15일~5월 26일,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초연되는 창작 뮤지컬 ‘파과’에서 60대 여성 킬러 조각 역을 맡은 차지연. 클립서비스 제공

조각을 연기하는 구원영. 클립서비스 제공

복수의 대상인 조각에게 매혹되는 투우 역의 신성록. 클립서비스 제공

투우 역을 맡은 김재욱. 클립서비스 제공

■뮤지컬 ‘비아 에어 메일’

각자의 조종간을 잡은 이들을 향한 따뜻한 응원

제1차 세계대전 후 우편기들이 하늘 항로 개척에 나선다. 작곡가 로즈는 신항로 개척 기념식을 위한 곡을 쓴다. 남편인 비행사 파비앙은 애쓰는 로즈가 애틋하고, 로즈는 늘 비상을 꿈꾸는 파비앙을 보며 불안을 지우지 못한다. 로즈 몰래 신항로 개척에 나선 파비앙은 폭풍에 휘말려 어둠 속으로 떨어진다. 멀리서 반짝이는 작은 빛을 발견한 파비앙은 그 빛을 향해 편지를 쓰기 시작하는데….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을 모티브로 창작된 뮤지컬이다. 자기만의 꿈을 꾸는 이들을 통해 때론 움츠러들어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라고 다독인다. 2020년 쇼케이스 당시 전 회차가 매진돼 이번 초연에 대한 관심이 높다.

파비앙 역은 송원근 성태준 변희상이 맡았다. 로즈는 나하나 강혜인 임예진이 연기한다. 항공 우편국 국장 리비에르 역은 황만익 원종환이, 메일보이 역은 송나영 김단이가 각각 맡았다.

한지안 작가, 채한울 작곡가·음악감독, 김동연 연출가가 손을 잡았다. 김 연출가는 “포근한 분위기 속에 감성 가득한 연기로 채운 무대는 따뜻한 위로를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3월 6일~5월 26일, 서울 대학로 TOM 1관

창작 뮤지컬 ‘비아 에어 메일’에서 비상을 꿈꾸는 비행사 파비앙을 연기하는 송원근 . 컴퍼니연작 제공

파비앙 역을 맡은 변희상. 컴퍼니연작 제공

파비앙의 아내인 작곡가 로즈 역을 맡은 나하나. 컴퍼니연작 제공

로즈를 연기하는 임예진. 컴퍼니연작 제공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사랑하고 이별한 5년, 서로 반대로 흐르는 남녀의 시간

작가 지망생 제이미, 배우를 꿈꾸는 캐시는 사랑에 빠지고 결혼한다. 제이미는 유명 작가로 우뚝 서지만 제이미는 도전하는 오디션 숫자가 늘수록 지쳐간다. 사랑은 조금씩 빛을 잃고 이들은 결국 헤어진다.

5년 간 남녀가 보낸 시간이 서로 반대로 흐르며 교차되는 방식을 통해 영롱하게 반짝이다 차츰 시들어가는 사랑의 과정을 정교하게 대비시킨다. 캐시의 시간은 헤어진 시점부터 사랑을 시작한 순간으로 거꾸로 흐른다. 제이미의 시간은 첫 만남에서 이별까지 차례로 흐른다. 이별의 슬픔에 잠긴 캐시, 조금 떨어진 곳엔 사랑으로 가슴 뛰는 제이미가 있다. 극이 진행될수록 캐시는 생기로 달아오르는 반면 제이미는 달라진 상황에 따른 충돌로 괴로워한다.

사랑이란 재료를 둘로 나눠 한 줄 한 줄 풀어 엇갈리게 배치함으로써 사랑으로 인한 여러 감정을 선명하게 곱씹게 만든다. 캐시 역의 박지연 민경아, 제이미 역의 이충주 최재림은 물 오른 연기로 90분을 꽉 채운다. 깔끔한 무대 디자인과 세련된 연출도 돋보인다. 미국 유명 뮤지컬 작곡가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이 만든 14곡은 감미롭게 때론 아릿하게 가슴을 두드린다.

4월 7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에서 행복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제이미(최재림·왼쪽)와 캐시(민경아). 신시컴퍼니 제공

결혼식을 올리는 캐시(박지연·왼쪽)와 제이미(이충주). 신시컴퍼니 제공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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