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농민들 ‘무관세’ 우크라 곡물 160톤 훼손…값 폭락에 연일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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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산 농산물값 폭락을 우려하며 상대적으로 값이 싼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에 반대하는 폴란드 농민들이 이달 내내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160t에 달하는 우크라이나산 옥수수가 훼손된 사건이 발생했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지역사회·영토개발·인프라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각)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기차 화물에서 쏟아져 내린 160t 규모의 자국산 곡물 더미 사진을 올리며 "폴란드 기차역에서 발생한 네 번째 기물 파손 사건이고, 네 번째 면책, 무책임의 사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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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산 농산물값 폭락을 우려하며 상대적으로 값이 싼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에 반대하는 폴란드 농민들이 이달 내내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160t에 달하는 우크라이나산 옥수수가 훼손된 사건이 발생했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지역사회·영토개발·인프라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각)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기차 화물에서 쏟아져 내린 160t 규모의 자국산 곡물 더미 사진을 올리며 “폴란드 기차역에서 발생한 네 번째 기물 파손 사건이고, 네 번째 면책, 무책임의 사례”라고 비판했다. 그가 올린 사진을 보면 활짝 열린 열차 화물칸 문 사이로 노란 곡물들이 쏟아져 내리고 바닥에 풀, 나뭇가지와 뒤엉켜 산처럼 쌓여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 사건의 경위는 정확하지 않지만 폴란드 농민들의 시위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일 가능성이 크다고 데페아(DPA) 통신은 전했다. 이달 들어 폴란드 농민들은 우크라이나와 접한 국경을 막아서고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화물에서 내려 바닥에 쏟는 방식을 동원해 시위에 나서고 있다. 값싼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들어와 자국산 곡물 가격이 내려가는 등 ‘불공정 경쟁’을 일으킨다는 이유다.
쿠브라코우 부총리는 이러한 행위가 벌어지도록 둔 폴란드 정부와 경찰을 향해 “언제까지 이런 기물 파손 행위를 방치할 것이냐”라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이들 곡물이 폴란드의 그단스크 항구를 통해 다른 나라로 “엄격하게 법을 준수하면서” 옮겨지던 중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폴란드 정부는 미온적인 반응이다. 이번 사건이 향후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의 당국 간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체스와프 시에키에르스키 폴란드 농업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곡물을 쏟는 시위는 좋지 않다”며 구체적인 대응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끔 이에 대한 우크라이나 쪽의 반응이 지나치다고 말했다. 폴란드 북부 비드고슈치시의 리디아 코발스카 폴란드 경찰 대변인은 해당 곡물이 옥수수로 밝혀졌다면서 이날 오전 9시를 조금 넘긴 시각 바르샤바에서 북서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으며 화물칸 8곳에서 쏟아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현재 경찰 당국이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전면침공 뒤 2022년 5월부터 우크라이나 지원 목적으로 곡물 등 수출품에 대한 무관세 혜택을 부여했다. 하지만 폴란드 등 동유럽 5개 나라가 자국산 농산물값 폭락을 이유로 반발하자 이들 나라에 일시적으로 수입제한 조처를 허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유럽연합은 다시 수입제한 조처를 일괄 해제키로 했고, 연말 총선을 앞둔 폴란드의 우파 포퓰리즘 성향 집권당 법과정의당(PiS) 정부는 거세게 반발했다. 자체적으로 우크라이나산 곡물 금수 조처를 내리는 데서 나아가 우크라이나가 반발하자 군사 지원 중단으로 맞섰다. 하지만 지난해 말 폴란드 총선에서 정권이 교체돼 우크라이나 지원에 적극적인 친유럽 성향 도날트 투스크 전 총리가 새 연정을 이끌면서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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