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 집중했는데 홈런이..." 감 잡은 포스트 이정후, 효자 외인과 '영패 굴욕' 지웠다
키움은 25일 대만 핑둥 CTBC파크에서 열린 중신 브라더스와 연습 경기에서 2-12로 패했다. 지난 23일 중신전(8-10 패)에 이은 2연패다.
경기에서 패했지만, 그래도 소득은 있었다. 이주형이 홈런포를 터뜨렸기 때문. 이날 이주형은 2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1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공 20개 중 스트라이크가 17개 된 것이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장재영은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아쉬운 것은 유력한 선발 후보 김선기가 2이닝 4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크게 무너진 점이다. 이후 김연주와 오석주도 각각 1이닝 3실점으로 대량 실점을 허용하면서 키움은 대패를 면치 못했다.
소득도 있었다. 이날 키움은 김혜성(2루수)-로니 도슨(좌익수)-이주형(중견수)-이형종(지명타자)-주성원(우익수)-송성문(3루수)-고영우(유격수)-이원석(1루수)-김재현(포수)을 선발 타순을 꾸렸다.
여기서 2번과 3번을 맡은 도슨과 이주형이 키움이 0-2로 뒤진 1회말 백투백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것. 이후 점수를 추가하진 못했지만, 도슨이 1타수 1안타(1홈런) 1득점 1볼넷, 이주형이 2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해 위안이 됐다. 이형종을 대신해 대타로 들어선 임지열도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비롯해 2안타로 팀 내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주형과 도슨의 연속 홈런은 올 시즌 앞으로 키움에서 많이 볼 장면이기도 하다. 지난해 7월 29일 LG 트윈스에서 트레이드된 이주형은 키움이 제2의 이정후가 돼 주길 기대하는 유망주다. 이주형은 김동규(19·LG 2023년 2R),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과 함께 최원태(26)의 반대급부로 키움에 트레이드됐다. 송수초(해운대리틀)-센텀중-경남고를 졸업한 이주형이 2020년 2차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LG에 지명된 지 3년 만의 일이었다.
시즌 막판 8경기는 지명타자로 나설 정도로 허벅지가 좋지 않았음에도 51경기 동안 타율 0.330(200타수 66안타) 6홈런 34타점 30득점 3도루, 출루율 0.396 장타율 0.515 OPS 0.911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팀 내 타율 2위, 홈런-타점-장타율 각각 1위로 이정후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메운 모습이었다.
도슨 역시 올해 중심 타선에서 무게를 잡아줄 선수로 기대받고 있다. 지난해 애디슨 러셀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총액 8만 5000달러라는 낮은 연봉에 왔음에도 57경기 타율 0.336(229타수 77안타), 3홈런 2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52를 기록해 효자 외인으로 거듭났다. 빠른 적응력을 높이 산 키움은 도슨과 총액 6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이주형은 경기를 마친 후 "경기 전 배팅 훈련할 때처럼 공을 방망이에 정확하게 맞추자는 생각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갔다. 타이밍을 앞에 두고 콘택트에 집중했다. 그랬더니 홈런이 나왔다. 연습경기지만 좋은 결과를 얻어 기분이 좋다. 밸런스도 점점 나아지는 느낌이다. 다음 경기도 기대가 된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올 시즌에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가 도입된다. 스트라이크존이 일정해지기 때문에 나만의 존을 만드는 게 남은 기간 과제가 될 것 같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면 과감하게 스윙하고, 벗어난다면 공을 잘 골라낼 수 있도록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도슨은 "(1회 홈런은) 예상치 못한 홈런이었다. 내게도 즐거운 충격이었다. 투수가 좋은 공을 던졌는데 거기에 맞춰 좋은 스윙을 해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런 결과가 하나씩 나오면서 오프시즌때 준비했던 것에 대한 확신을 얻고 있다. '내가 제대로 하고 있구나'라는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타석이었다. 남은 기간도 준비를 잘 해 정규시즌까지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시즌을 앞두고 한 계단씩 올라가고 있는 과정이다. 굳이 비율을 하자면 아기가 기어 다니고 있는 정도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남은 연습경기동안 더 많이 타석에 들어서 실전감각을 끌어올리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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