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2년간 우크라軍 3.1만명 전사”

이현욱 기자 2024. 2. 2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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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 2년간의 전쟁에서 전사한 자국군은 3만1000명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상대국이 선전에 이용할 것을 우려해 자국군 병력 손실 규모를 기밀로 다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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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후 첫 병력손실규모 밝혀
러 주장 수치의 10분의1수준
“서방 지원에 승리 달려” 호소
폴란드 농민 시위대가 25일 열차로 운송되던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철길 위에 쏟아버린 모습. 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 2년간의 전쟁에서 전사한 자국군은 3만1000명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국 전사자 수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의 승리는 서방의 지원에 달렸다며 미국 의회의 지원 예산 통과를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5일 수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자 수를 공개한 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거짓말쟁이들이 말하는 30만 명이나 15만 명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이러한 각각의 죽음은 우리에게 거대한 손실”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상대국이 선전에 이용할 것을 우려해 자국군 병력 손실 규모를 기밀로 다뤄왔다. 이에 주요 외신이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군 사망자 수를 추정해 왔는데,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밝힌 군 사망자는 러시아가 주장한 수치는 물론 서방이 내놓은 추정치보다도 적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1월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군인이 최소 7만 명 사망하고, 12만 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또 러시아가 2년간 12만 건이 넘는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자금 지원이 없으면, 전장에서 우리의 위치는 더 약해질 것”이라며 한 달 안에 미국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현재 미국 상원을 통과한 600억 달러(약 79조8600억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은 공화당 반대로 하원에 계류된 상태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27일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등 양당 의회 지도부 4명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통과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둘러싼 유럽 농민들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이날 폴란드 농민들은 수출을 위해 화물열차에 실려 온 우크라이나산 곡물 160t을 철로에 쏟아버리는 시위를 벌었다. 이들은 저렴한 우크라이나 곡물이 유럽 농산물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러시아는 최근 점령한 아우디이우카 인근 클리시치우카 등 3곳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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