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세이브 투수, 그런데 마무리 낙점…통산 100홀드 베테랑의 믿음 “잘 할거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웃으면서 던지잖아요” [오!쎈 이천]
[OSEN=이천, 한용섭 기자]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 투수 유영찬은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마무리 자리를 이어받는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해 1군에 데뷔, 세이브 경험은 단 1번 뿐인 유영찬을 마무리로 낙점하면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염 감독은 마무리 고우석을 대체할 투수로 일찌감치 유영찬을 차기 마무리로 결정했다. 유영찬은 150km의 빠른 직구, 결정구 슬라이더와 함께 배짱도 있다. 좌타자 상대 성적도 괜찮다. 무엇보다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위력투가 마무리로 낙점됐다.
염 감독은 고우석의 공백에 대해 “고우석의 자리는 메워줄 수 있는 자원들이 여러 명 있다. 유영찬부터 김진성, 박명근 등도 있다. 더 중요한 건 중간 투수들의 역할이다. 작년에 잘했던 승리조 투수들이 올해도 좋은 모습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펜 경험이 많은 베테랑 투수 김진성은 유영찬의 마무리 성공을 믿으며 칭찬했다. 마무리 경험이 없는 유영찬은 팀내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겠다고 했다. 김진성은 NC 시절 마무리 투수로도 뛰었다.
이천 LG챔피언스파크의 2군 캠프에서 훈련 중인 김진성은 “영찬이는 안 물어봐도 된다. 멘탈이 강해서 잘 할거다. 기술적으로 좋은 기술(공, 구위)을 갖고 있고 멘탈적으로 보면 진짜 좋다. 멘탈적으로도 괜찮고 굳이 얘기하자면, 어차피 잘할 거지만, 영찬이에게 얘기를 해 준 것이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은 유영찬에게 “그냥 선배로서 좀 조언을 해주자면, 무조건 초구는 스트라이크를 넣어라. 가운데를 던지든 파울이 되든. 투수들의 기본이 초구 스트라이크라고 하지만, 특히 너는 무조건 초구 스트라이크를 넣어라고 말했다”고 했다.
유영찬에게 특별히 불펜 피칭 때도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져라고 한 이유가 있었다. 김진성은 “미국 캠프 가서 피칭할 때는 초구부터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던진다 생각하고 던져라고 했다. 원래 피칭하면 초구에 스트라이크가 안 들어가고 높거나 이상하게 간다. 첫 피칭한 날 물어봤는데, 스트라이크가 안 들어갔다고 하더라. ‘다음에 넣어보겠습니다’ 하더니, 두 번째 피칭한 날에는 스트라이크 넣었다고 하더라.
캠프 가서 처음에 피칭할 때는 투수들이 대부분 밸런스나 감각을 생각하지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넣어야지 이렇게 집중해서 안 던진다. 너는 이제 마무리를 처음 하니까 또 거기에 대한 압박감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에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지면서 좀 더 집중해서 하라는 의미로 얘기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김진성은 유영찬이 마무리로 성공할 것을 믿고 있다. 그는 “좀 뭐랄까 승부사 기질이 있다. (타자와 승부에서) 도망가는 선수가 아니다. 맞붙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시리즈 때 던지는 거 봤잖아요. (마운드에서) 실실 쪼개고 던지잖아요. 미친 놈이죠(웃음). 그런 거 보면 참 대단하다. 마무리로도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영찬은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로 LG의 지명을 받았다. 건국대를 졸업한 유영찬은 입단 첫 해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곧바로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2022년 복귀해 2군에서 12경기 등판해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유영찬은 지난해 1군 데뷔전을 치렀다. 4월 1일 KT와 개막전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불펜추격조 임무를 시작해 경험을 쌓아가며 6월 이후 필승조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67경기(68이닝)에 등판해 6승 3패 1세이브 12홀드 40볼넷 55탈삼진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전반기 평균자책점 3.75였고,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3.09였다. 한 시즌 내내 기복 없이 꾸준했다.
유영찬은 한국시리즈에서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3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1.50으로 맹활약했다. 6이닝을 던지며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
2차전 선발 투수 최원태가 1회 1아웃 4실점으로 충격적인 강판 후 LG는 불펜 투수를 총투입했다. 유영찬은 1-4로 뒤진 5회초 2사 1,2루 실점 위기에서 등판해 삼진으로 불을 껐다. 이어 6회와 7회까지 2⅓이닝 2탈삼진 퍼펙트 피칭으로 추격 분위기를 만들었다.
첫 등판에서 담대한 투구를 선보이자, 3차전에서는 더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 3차전 유영찬은 LG가 5-4로 역전한 6회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5차전에서 5-1로 앞선 6회 선발 켈리에 이어 2번째 투수로 등판해 삼진, 삼진, 땅볼로 삼자범퇴로 끝냈다. 7회 선두타자 안타를 허용한 후 2사 3루에서 폭투로 1점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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