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3승 김민아의 눈물 “하늘에 계신 김용철 해설위원에 바친다”

김창금 기자 2024. 2. 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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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3승도, 역대 여자결승전 최고 애버리지(1.444)도 중요하지 않았다.

남다른 결의를 갖고 결승전에 임한 배경에는 하늘에서 지켜봤을 김용철 해설위원이 있다.

김민아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하늘에서 제가 잘하는 것을 (김용철 해설위원이) 보시면 좋지 않을까 싶었고, 빨리 우승해서 소감으로 말하면 기뻐하시지 않을까 싶었다"며 울먹였다.

이날 우승 소감을 통해 은사인 김용철 해설위원에게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한 김민아는 마음의 짐이 덜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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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상경 서울생활 때 지도자
김민아 “아버지 같은 분” 울먹
김민아가 25일 밤 열린 크라운해태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PBA 제공

통산 3승도, 역대 여자결승전 최고 애버리지(1.444)도 중요하지 않았다. 오직 한 사람이 생각났다. “자신의 지금을 있게 만들어준” 바로 그 사람. 고 김용철 해설위원이었다.

외유내강의 김민아(NH농협카드)가 25일 밤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PBA-LPBA 정규투어 9차전 크라운해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를 세트 점수 4-1(8-11 11-10 11-0 11-2 11-7)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통산 3승 고지에 오른 김민아는 상금 2천만원을 챙겼다.

이날 김민아는 첫 세트를 상대 역습에 허를 찔리며 내준 뒤 내리 2~5세트를 따내며 우승컵을 차지했다. 애버리지 1.444는 여자당구 결승전 최고 기록이다. 또 3세트에 스롱을 0점에 묶는 등 완력을 과시하며 짧고 굵게 승리를 확정했다. 결승전 97분도 최단 시간 기록으로 남게 됐다.

시즌 개막전인 블루원리조트와 정규 마지막 투어인 크라운해태배를 차지한 그는 다음 달 열리는 왕중왕 대회 격인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월드챔피언십 여자부 우승상금은 7천만원이다.

김민아과 스롱 피아비가 25일 열린 크라운해태배 결승전 뒤 악수하고 있다. PBA 제공

김민아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진통제 투혼으로 강적 스롱의 거센 압박을 뚫어냈다. 남다른 결의를 갖고 결승전에 임한 배경에는 하늘에서 지켜봤을 김용철 해설위원이 있다.

김민아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하늘에서 제가 잘하는 것을 (김용철 해설위원이) 보시면 좋지 않을까 싶었고, 빨리 우승해서 소감으로 말하면 기뻐하시지 않을까 싶었다”며 울먹였다.

대구 출신인 김민아는 대학 시절 당구에 푹 빠졌고, 부모님도 딸이 무엇을 하는지 잘 몰랐다. 전문적인 선수의 길을 택한 그는 상경했고, 이 기간 그에게 경기력뿐 아니라 프로 마인드를 갖추게 해준 당구인이 김용철 해설위원이다. 김민아는 “지금의 저를 있게 만들어준 분이다. 8~9년 차 서울 생활 동안 제게 아버지 같은 분이었고, 가끔은 따끔한 충고도 해주었다”고 회고했다.

선수 출신인 김용철 해설위원은 대한당구연맹에서 전무이사를 맡는 등 행정 경험과 아이디어가 풍부한 지략가로 꼽힌다. 프로 출범 뒤에는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당구의 대중화에 앞장서 왔다. 하지만 폐에 무리게 생기면서 지난해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김민아는 “돌아가셨을 때 4일장을 치렀는데, 4일 내내 빈소를 지켰다. 발인 이틀 뒤에 시합이 있었지만, 그 경기가 중요하지 않게 여겨질 만큼 제게 소중한 분이었다”고 돌아봤다.

크라운해태배에서 최고 애버리지를 기록한 서한솔이 장상진 PBA 부총재로부터 상금을 받고 있다. PBA 제공

이날 우승 소감을 통해 은사인 김용철 해설위원에게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한 김민아는 마음의 짐이 덜어진 느낌이다. 그의 시선은 이제 다음 달 제주에서 열리는 시즌 왕중왕전인 월드챔피언십에 쏠려 있다.

김민아는 “프로선수는 우승 횟수로 평가받는다. 지난 시즌 조재호 선수가 개막전과 마지막 정규투어,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했듯이, 나도 (조재호 선수의) 뒤를 따르고 싶다”며 웃었다.

또 “대구에서 중국집을 운영하시는 아버지, 어머니가 장사 쉬는 날이 없는 분인데, 제가 결승에 올라갔다고 이곳까지 와 응원해주셨다. 부모님께 효도한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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