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개최 테니스 투어 등급 대회는 고작 5개.. 앤디 머레이 "남미 투어를 확장하자"

박성진 2024. 2. 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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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브라질 리우오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올해 '투어 등급' 이상의 국제 테니스 대회는 전체 126개이다. ATP(세계남자프로테니스협회) 64개, WTA(세계여자프로테니스협회) 52개, ITF(국제테니스연맹) 9개에 올해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올림픽까지 포함되었다. 

테니스의 세계화가 실현된 것처럼 보이는 현재이지만, 대륙별 대회 개최 수를 비교해보면 정작 그렇지도 않다. 무엇보다 남미에서 열리는 투어 등급 이상 대회는 고작 5개에 불과하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등 남미 출신 선수들이 남녀 투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정작 남미 대륙에서 열리는 대회 수는 5개일 뿐이다.

2024년 대륙별 대회 수
유럽 : 55
북중미 : 25
아시아 : 24
오세아니아 : 10
남미 : 5
아프리카 : 3
미정 : 1
멀티-시티 : 3

대륙별 대회 수를 비교했을 때 남미에서 열리는 대회는 전체 대회 중 3.9%에 불과하다. 호주오픈과 함께 2024년 모든 투어 일정이 종료된 오세아니아 10개에 비해 딱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투어 등급 테니스 대회를 유치할만한 인프라가 다른 대륙에 비해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남미에서의 테니스 인기에 비한다면 대회가 열리는 수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2024년 남미에서 열리는 투어 등급 대회
06주차 : 코르도바오픈 (아르헨티나, ATP 250) * 종료
07주차 : 아르헨티나오픈 (아르헨티나, ATP 250) *종료
08주차 : 리우오픈 (브라질, ATP 500) *종료
09주차 : 칠레오픈 (칠레, ATP 250) *이번 주 진행
14주차 : 콜롬비아오픈 (콜롬비아, WTA 250) *4월 1주

실제로 2월 한 달 내내 남미 대륙에서는 ATP 투어 등급 대회들이 진행 중이다. 아르헨티나에서 2번, 그리고 브라질에 이어 이번 주 칠레를 통해 남미 투어 대회가 모두 종료된다. WTA 주최 대회는 4월 2주차인 콜롬비아오픈만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 대회들도 집중적인 관심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남미 투어 대회들이 열리고 있는 2월에는 미국, 유럽, 중동에서 ATP 투어 대회들이 동시에 열리고 있다. 4월 2주 WTA 콜롬비아오픈 시기에는 미국에서 챨스톤오픈(WTA 500)이 열린다.

남미 투어 대회들은 모두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반면, 2월에 열린 ATP 북중미, 유럽, 중동 대회는 모두 하드코트에서 열렸다. 심지어 3월 두 차례 예정된 ATP 마스터스 등급 대회(인디언웰스, 마이애미) 모두 하드코트 대회들이다. 본격적인 클레이코트 시즌도 아닌데다, 대회 등급마저 북중미/유럽/중동 대회와 거의 유사하다. 클레이코트를 유독 선호하는 선수들이 아니고서야 굳이 2월에 남미를 방문할 필요가 없어지고만 것이다.

남미 대회와 일정이 겹친 북중미/유럽/중동 지역 대회
06주차 : 댈러스오픈(미국, ATP 250) / 마르세유오픈(프랑스, ATP 250)
07주차 : 암로오픈(네덜란드, ATP 500) / 델레이비치오픈(미국, ATP 250)
08주차 : 카타르오픈(카타르, ATP 250) / 미펠테니스(멕시코, ATP 250)
09주차 : 두바이챔피언십(UAE, ATP 500) / 아비에르토멕시카노(멕시코, ATP 500) 
14주차 : 챨스톤오픈(미국, WTA 500)

실제로 올해 2월 남미 대회의 시드자들은 대부분 남미 출신 선수들이었다. 클레이코트를 특히 좋아하는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 카메론 노리(영국) 정도만이 세계 30위권 이내에 남미 대륙을 찾은 선수들이었다(하지만 알카라스는 리우오픈 1세트 첫 2포인트만에 부상으로 기권하고 말았다). 세계 상위권 선수들의 발길은 북중미, 유럽, 중동으로 향했지 남미 대륙을 찾는 선수는 극히 드물었다.

결국 남미 투어는 세계화에 성공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9~10월 아시아에만 집중되어 있는 아시아 스윙과 비교한다면 2월의 남미 대회들은 테니스 세계화를 위한 구색 맞추기 정도 수준 밖에 안 된다고 봐야 한다.

현재 상황을 놓고 전 세계랭킹 1위인 앤디 머레이(영국)가 일침을 가했다. 머레이는 최근 그의 SNS를 통해 "남미는 마스터스 시리즈 개최 등 남미만의 세부적인 테니스 스윙을 가져야 한다. 남미 팬들이 그곳의 대회를 응원하는 방식은 환상적이다. 엄청난 분위기와 함께 테니스는 그들의 스포츠 문화의 일부임이 분명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머레이의 발언에 보리스 베커(은퇴, 독일), 디에고 슈와르츠만(아르헨티나) 등이 적극적인 동의를 표현했다. 베커는 "정말 좋은 의견이다. 테니스는 테니스 붐이 일어나고 있는 장소에서 대회들이 더 열려야 한다"고 했다. 

슈와르츠만은 "ATP는 매년 우리(남미)에게 적은 관심만을 보낸다. 남미에는 수많은 팬들과 선수들이 있다. 남미는 ATP로부터 현재보다 더 많은 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 앤디에게 감사하다"면서 ATP를 향해 조금 더 직접적인 비판을 가했다.

테니스의 세계화라기에는 여전히 유럽, 북중미에서 열리는 대회의 수가 많다. 중동과 중국의 물량공세로 아시아 스윙이 확장되고 있다지만, 남미와 아프리카에서의 대회 개최 수는 테니스의 세계화라기에는 아직 민망한 수준이다. 머레이의 주장, 그리고 남미 선수들의 적극적인 지지는 추후 ATP와 WTA 투어 일정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ATP 세계랭킹 50위 이내 대륙별 선수 수(랭킹은 2월 19일 기준)
유럽 : 32
북중미 : 8
남미 : 4
오세아니아 : 3
아시아 : 3

WTA 세계랭킹 50위 이내 대륙별 선수 수(랭킹은 2월 19일 기준)
유럽 : 37
북중미 : 8
아시아 : 3
아프리카 : 1
남미 : 1
오세아니아 : 0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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