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32세 잠수함이 임기영을 도울까…잃어버린 3년? 박전문의 ‘전’은 부활했고 ‘박’만 남았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준표 형이 (페이스가)좋다.”
이달 중순 KIA 타이거즈의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임기영(31)은 이렇게 얘기했다. 동료들의 불펜투구를 지켜보니 컨디션이 좋은 투수가 많다며, 박준표도 해당된다고 했다. 실제 박준표는 25일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스프링캠프 첫 대외 연습경기서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박준표는 맷 윌리엄스 전 감독 시절에 잘 나갔던 잠수함이다. 2019년 49경기서 5승2패15홀드, 2020년 50경기서 7승1패6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1.57을 찍었다. 잠수함인데 투심 140km대 중반을 찍었고, 커브와 스플리터도 효율적으로 구사했다.
그러나 이후 3년간 예년만 못한 성적을 냈다. 그 유명한 ‘박전문’의 문은 가장 먼저 타 구단으로 떠났다. 전상현은 꾸준히 필승계투조에서 활약했으나 잔부상으로 고전한 시기도 있었다. 그러다 작년 후반기에 맹활약하며 임기영, 최지민과 필승계투조를 구축했다.
그렇다면 박준표는 어떨까. KT전만 보면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구단에 따르면 투심 최고 139km까지 나왔다. 실전을 거듭하면 스피드는 좀 더 나올 수 있다. 불펜의 짜임새 측면에서 단연 도움이 된다. 임기영과 똑같은 오른손 사이드암이지만, 주무기는 엄연히 다르다.
KIA 불펜은 풍년 조짐이다. 박준표가 주춤한 사이 최지민이 성장했고, 임기영이 셋업맨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박준표가 임기영을 도울 정도로 부활한다면 임기영이 작년처럼 많은 경기,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않아도 된다.
아울러 KIA는 잠수함 왕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KIA는 다른 팀과 달리 김대유, 곽도규라는 왼손 잠수함을 보유했다. 1명도 아니고 2명씩이나. 여기에 임기영과 박준표, 예사롭지 않은 신인 김민주까지 최대 5명의 잠수함이 1군에 가세할 수 있다.
단, 개막전부터 가동되는 ABS와 언젠가 시행될 피치클락과 견제구 횟수 제한에 적응해야 하는 숙제는 있다. 모든 투수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지만, 사이드암은 투구 매커닉 특성상 주자 견제에 취약한 부분은 있다.
이미 KIA는 전상현, 최지민, 이준영이라는 확실한 좌우 셋업맨이 있다. 박준표마저 살아나면 LG 트윈스처럼 사실상 추격조 없는 1군 전원 필승조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장기레이스에서 시즌 내내 셋업맨을 2~3명으로 돌려쓰기엔 어려움이 있다. 불펜은 다다익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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