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 수비에 벽 느끼고, 김현수 홍창기 타격에 감탄…LG 막내 외야수, 선배들 생각에 헛웃음만

신원철 기자 2024. 2. 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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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신인 외야수 김현종이 첫 청백전부터 공수에서 돋보였다. 타격에서 3루타로, 수비에서 장타성 타구 처리로 운동 능력을 자랑했다. ⓒ 신원철 기자
▲ LG 신인 외야수 김현종 ⓒ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 신원철 기자] 타석 앞에 쪼그려 앉더니 손바닥에 김을 훅 불어넣었다. 그리고 일어나 타석에서 좌익수 김현수와 중견수 홍창기 사이로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타구를 날렸다. 2루 베이스를 밟고도 속도를 줄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대로 3루까지 달려 세이프. LG 신인 외야수 김현종이 올해 첫 실전인 청백전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김현종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 볼파크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백업 선수들로 이뤄진 청팀 5번타자 중견수를 맡았다. 두 번 타석에 들어가 2회 디트릭 엔스에게 삼진을 당했지만 4회에는 이종준을 상대로 좌중간 3루타를 터트렸다. 수비에서는 문성주의 장타성 타구를 잘 따라가 처리했다.

타구 방향이 좌중간이었는데도 거침 없이 3루로 향했다. 김현종은 "주력에 자신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좌중간 우중간 타구 나오면 3루까지 간다고 생각하고 뛰었다. 코치님께서도 잡혀도 되니 적극적으로 하라고 하셔서 3루까지 갔다"고 말했다. 호수비 상황에 대해서는 "솔직히 그냥 잡을 줄 알았는데 타구가 펜스까지 가더라. 고등학교 때 본 타구와는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얘기했다.

이번 LG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선수 가운데 막내인 김현종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손이 많이 상했다. 3루타를 치기 전 손에 김을 불어넣은 이유도 슬라이딩하다 손바닥이 까져서라고. 물론 타격 훈련도 예전에는 상상도 못 할 만큼 했다. 선배들을 보면 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

▲ 박해민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우승을 확신하게 하는 다이빙캐치에 성공했다. ⓒ곽혜미 기자

먼저 수비에서 '벽'을 느꼈다. 김현종은 "박해민 선배 수비하시는 것을 가까이서 처음 봤는데 감탄 밖에 안 나왔다. 사이드 따라가는 건 자신있는데 머리 넘어가는 타구를 따라갈 때 한 바퀴 도는 동작이…진짜 아무렇지도 않게 하시는 거 보고 저렇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많이 물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보통 그렇게 과감하게 못 돈다. 그런데 과감한 것보다도 편안하게 자연스럽게 돌아서시는 걸 보면 감탄 밖에 안 나온다"고 얘기했다. 말하면서 상상을 했는지 또 허공을 보면서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박해민은 김현종의 송구 버릇부터 고쳐야 한다고 했다. 캐치볼할 때 투수처럼 다리를 들고 던지는 것을 보고 "투수할 거면 저쪽(투수조) 가라"고 한마디 했다. 김현종은 "그래야 강하게 던지는 느낌도 나고 밸런스도 잡히는데, 외야에서 땅볼이 왔을 때 무조건 멀리 던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선배들 보면 내야수처럼 짧게 줄 때는 바로 던져주시는 것을 보면서 저렇게 할 수도 있구나 싶었다. 캐치볼 할 때부터 계속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현수는 지난해 부족했던 개인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다이어트부터 했다. ⓒ곽혜미 기자

타격에서는 김현수와 홍창기를 보며 놀랐다. 김현종은 "김현수 선배님은 치는 거 보면 놀랍다. 그냥 치는 것 같은데, 뭐라고 해야하나. 넘어갈 타구가 아닌데 넘어간다. 홍창기 선배님도 그렇다. 루틴도 세세하게 잘 갖추고 계시고 진짜 정교하게 친다. 한 번은 박해민 홍창기 선배와 같이 타격 훈련을 했다. 해민 선배가 가장 선참인데도 가장 열심히 하시는 것 같았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훈련 태도나 어떻게 하는지 많이 배운다"고 얘기했다.

캠프에서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마음가짐이라고 했다. 김현종은 정말 솔직했다. "아마추어 때는 솔직히 (훈련을)많이 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코치님들도 아신다.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 많이 하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 그래서 많이 하게 됐다"고 했다. 손바닥에 가득한 상처가 김현종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했다.

또 "진짜 열심히 했다. 내 인생, 초등학교 때 빼고 통틀어서. 고등학교 때는 전지훈련 가면 이 시기보다 조금 일찍 1~2월에 간다. 그런데 항상 방망이가 안 맞았다. 방망이가 진짜 안 맞아서 고3 때는 코치님께 이맘때는 아예 못 친다고 말씀드리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 안 그렇더라. 날씨도 따뜻하고 훈련 여건이 좋으니까 그런 것 같다. 이제는 그거(겨울 징크스)에서 벗어나야겠다 싶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종은 "처음 왔을 때보다 자신감이 떨어졌다"며 웃었다. 출국 전 인터뷰에서는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고 싶다고 했는데, 막상 캠프에서 겪어보니 외야수 5자리에 들어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판단이 섰다. 김현종은 "작년에 왜 우승했는지 알겠다. 왜 다 잘하시는지도 알겠다. 지금은 감사한 마음으로 배우고 있다. 경쟁…경쟁까지는 안 될 것 같다. 그래도 아직 목표는 개막 엔트리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일단 (실력을)보여드려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미련하게 막 하기보다는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하면서 보여드릴 수 있을 때 (실력을)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다. 출국할 때와 똑같이 개막 엔트리가 목표다"라고 선언했다.

▲ LG 신인 외야수 김현종은 선배들의 기량에 기가 죽었다고 인정하면서도 개막 엔트리라는 목표는 놓지 않았다. ⓒ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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