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의 평가, ‘아트 피칭’ 류현진은 MVP 페디보다 한 수위…류현진은 “160이닝은 최소 목표로 잡아야”고 화답[스경X오키나와]

김하진 기자 2024. 2. 2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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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피칭하고 있는 한화 류현진. 연합뉴스



“좋네, 좋아!”, “아트(Art)지, 뭐.”

긴 말이 필요없다. 최원호 한화 감독이 류현진(37·한화)에 대해 내린 평가다.

지난 23일 류현진이 일본 오키나와에 입성하자마자 고친다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했을 때 최원호 감독은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25일 불펜 피칭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아트’라고 평가했다. 사령탑으로서는 더할나위 없는 지원군이 합류한 것이다. 현역 시절 투수였던 최원호 감독의 눈에는 류현진이라는 투수에게 결점이 없다.

최원호 감독은 한화 사령탑을 맡기 전 ‘최원호 피칭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투수 전문가로 이름을 떨친 바 있다. 그런 그의 눈에 류현진의 피칭은 모처럼 실제로 본 시원한 투구였다. 최 감독은 “가볍게 던지는데도 볼끝이 있고 좌우로케이션이 수준급이었다. 수준급 피칭을 오랜만에 봤다”며 연신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류현진이 25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수비훈련을 하고있다. 연합뉴스



3월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2024시즌 개막전에 류현진을 내정하게 된건 어찌보면 합류할 때부터 당연한 결과였다.

최 감독은 지난해 KBO리그를 평정한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보다 더 ‘윗급’이라고 표현했다.

페디는 지난 시즌 20승(6패)를 올리며 다승 1위, 평균자책 1위(2.00) ,삼진 1위(209개) 등을 기록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정규시즌 MVP는 물론 골든글러브까지 휩쓸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계약하며 미국 메이저리그에 재입성했다. 이전 페디의 메이저리그 성적은 통산 102경기(선발 88경기) 454.1이닝 21승 33패 평균자책 5.41을 기록했다.

최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의 기준만 봐도 류현진이 ‘윗급’”이라며 “페디는 국내에서 탑 클라스에 속하는 평균 구속에 국내 타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투심패스트볼을 주무기로 내세웠고 거기에 스위퍼를 선보이면서 국내 타자들이 적응하지 못한 점이 있다”라고 했다.

지난 25일 인터뷰하고 있는 최원호 한화 감독. 오키나와 | 김하진 기자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성적은 통산 1055.1이닝 78승48패 평균자책 3.27이었다. 최 감독의 말대로 더 ‘윗급’이다.

최 감독은 “류현진은 지금 가지고 있는 공으로도 메이저리그에서 안정된 피칭을 했다. 류현진이 더 클라스가 높다. 전력으로 던지면 140km 중반은 던질 것”이라고 호평을 이어갔다.

류현진이 복귀하면서 상대할 9개 팀들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류현진이 강한 면모를 보였던 LG는 ‘목표 승수’를 수정할 기세다.

최 감독은 “에이스의 장점은 상대 팀이 로테이션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라며 “만약 상대하는 선발이 약하다면 매치업에서 상대팀이 로테이션을 조금 바꾸는 경우들이 있다. 패넌트레이스는 안정적으로 선발진이 돌아야 이상적인데 (상대 매치를 피하려) 로테이션을 살짝 틀면서 꼬이는 경우들을 많이 봤다. 선발 투수진이 좋으면 상대 팀 데이터보다는 우리 팀을 위주로 배치를 하게 된다. 그래서 선발이 좋은 팀들이 패넌트레이스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5일 인터뷰하고 있는 한화 류현진. 오키나와 | 김하진 기자



때문에 류현진에게는 큰 걸 바라지 않는다. 건강한 몸으로 한 시즌을 소화하기만을 원한다.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은 투구수에 많이 신경을 쓰더라. 개막전도 80구 전후가 되지 않을까”라며 “당분간 경기를 뛰어도 100구 안팎에서 관리할 것이다. 1선발로 나가면 그래도 150이닝에서 160이닝 정도 던져야하지 않을까싶다. 수술 후 복귀하는 두번째 시즌인 점이나 나이 등을 감안하면 당일 투구수를 조절하며 끌고가야하지 않을까”라며 신중하게 관리하면서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류현진은 사령탑의 이런 계획에 얼마든지 부응할 생각이다.

“일단 몸 관리가 첫번째”라던 류현진은 “그 몸 관리가 잘 되면 당연히 많은 개수도 던질 수 있고 그만큼 많은 이닝도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지난해 MVP를 수상했던 에릭 페디. 연합뉴스



류현진은 “지금은 투구수를 맞춰야할 것 같다. 개막전에 맞추려면 그 정도의 공을 던지고 나서 시작을 해야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첫번째 임무”라고 했다.

감독이 바라는 이닝 수에 대해서는 “몸이 괜찮으면 그 정도도 못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최소 목표를 그정도로 잡아야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26일에는 한 차례 불펜 피칭을 더 소화한 뒤 3월1일에는 첫 라이브 피칭을 한다. 3월4일 귀국 후 개막 전까지 두 차례 실전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 모든 과정이 잘 진행되면 류현진은 2024시즌 개막의 포문을 열게 된다.

오키나와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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