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나왔는데 실효성은 ···

김태성 기자(kts@mk.co.kr) 2024. 2. 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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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 개최
정부가 K-증시 부양을 위해 준비해 온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베일을 벗었다.

상장사 스스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집중하는 것에 방점을 찍고 이를 유도하기 위한 각종 제도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등 주요 내용을 사실상 기업이 자율적으로 진행하도록 풀어놓고, 참여 기업에 주는 인센티브는 시장 기대보다 매우 약한 수준이라 제도의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26일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를 열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우선 상장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상장기업 스스로가 이사회를 중심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매년 각 기업에 적합한 계획을 수립해 회사 홈페이지에 공표하고 거래소에 자율 공시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으로는 기업의 자본비용·자본수익성, 지배구조 등을 다각적으로 파악해 기업가치가 적정한 수준인지 기업 스스로 평가하는 ‘현황진단’, 이에 기반해 자본효율성 등을 개선하기 위한 3년 이상의 중장기 목표수과 도달시점 등을 설정하는 ‘목표설정’,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경영전략방안과 추진일정을 수립하고 목표와 계획 간 연계성을 설명하는 ‘계획수립’, 계획 이행과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한 평가와 함께 주주 및 외부투자자와의 소통과 피드백 결과도 공개하는 ‘이행평가·소통’ 등의 내용을 담아야 한다.

공시는 연 1회가 기본이며 2년차 부터는 전년도 계획과 이행 평가를 포함하도록 했다. 계획이 변경되면 연중이라도 추가로 수시 공시를 하도록 했다.

올해 기준 자산 5000억원 이상인 코스피 상장사가 공시해야 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의 공시 여부와 투자자 소통 노력을 추가로 기재해야 한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 중 가이드라인 내용을 확정하고, 하반기에 준비된 기업부터 자율공시에 나서게 할 예정이다.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기업이익의 주주환원을 유도하는 우수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세제지원도 제공한다.

매년 5월 기업가치 제고 우수기업 10여곳을 선정해 기업 밸류업 표창을 수여하고, 표창을 받은 기업에게는 5종의 세정지원에 나선다.

구체적으로는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사전심사 우대, 법인세 공제·감면 컨설팅 우대, 부가·법인세 경정청구 우대, 가업승계 컨설팅까지 총 5종의 지원책을 제공한다.

현재 국세청은 R&D 세액공제 대상 여부를 사전에 심사해주는 사전 심사제를 운영하고 있다. R&D세액공제시 공제를 제대로 받는지 국세청 심사를 받도록 해 추후 세무조사시 세액공제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법인세 공제·감면 컨설팅은 국세청이 59개에 달하는 공제·감면 제도에 대해 적용 가능 여부와 금액을 사전에 확인해줘 세무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거래소 공동IR을 개최할때 우선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표창과 별도로 기업가치 제고노력 자율 공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은 거래소 공시 우수법인으로 선정하고, 코스닥협회 코스닥대상 시상기업 선정시 가점을 부여한다.

또 수익성과 시장평가가 양호하고, 기업 밸류업 표창 기업 등 기업가치제고가 기대되는 상장사로 구성된 시장 지수인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오는 9월까지 개발하고, 연말까지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투자판단에 활용하도록 스튜어드십 코드에 반영하는 조치도 함께 진행한다. 투자대상회사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 및 시행하고, 시장과 소통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가이드라인에 명시하는 것이다.

오는 6월부터 거래소 홈페이지에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 전체의 주요 투자지표도 비교해서 공표한다.

현재 기존 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모아 분기별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수익비율(PER)·자기자본이익률(ROE), 연간 배당성향·배당수익률을 코스피와 코스닥 업종별 순위로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향후 기업밸류업 지원방안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하기 위한 전담 지원체계도 구축한다.

한국거래소에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상장사와 전문가, 국내외 투자자와 유관기관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도 운영한다.

또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현황 등 각종 정보를 쉽게 조회할 수 있는 통합 홈페이지도 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 내에 구축할 예정이다.

전담 지원체계를 중심으로 상장기업 대상 공시교육과 중소기업 컨설팅 및 영문공시를 위한 번역, 공동 IR과 온라인홍보 지원에도 나선다.

이밖에 상장기업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한국거래소·상장협·코스닥협회가 주관하는 상장기업 간담회도 연중 계속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에 이어 오는 5월 중 2차 세미나를 열고 세부내용에 대한 기업 의견을 수렴해 상반기 중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하반기부터는 준비된 기업부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공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기업 스스로가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기업문화가 확산·정착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추진하려고 한다”며 “정부도 세제 개선, 상법 개정 등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업가치 개선노력 공시 등 정책 주요 내용을 의무가 아닌 기업 자율적으로 하도록 해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에 대해 금융위는 “공시 의무화는 오히려 의미없는 형식적 계획 수립과 공시만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기업 노력을 강제하는 것보다는 인센티브를 통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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