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송하윤 버리고 정수민으로"..'내남결' 惡으로 연기태기 극복(종합)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송하윤(38)이 악역으로 새로운 '얼태기'를 극복했다.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신유담 극본, 박원국 한진선 연출, 이하 '내남결')는 절친과 남편의 배신으로 죽음을 맞이한 뒤 10년 전으로 회귀, 인생 2회차를 맞이한 강지원(박민영)의 삶을 그리는 작품이다. 매회 눈을 �� 수 없는 초고속 전개와 몸을 사리지 않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인해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송하윤은 희대의 악역인 정수민으로 분해 시청자들에게 '역대급 연기'라는 호평을 받아냈다.
송하윤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킹콩by스타쉽 사옥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자신이 연기한 정수민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수민이를 얘기하다 보면 연기했던 감정이 아직은 남아 있어서 (눈물이 난다). 아직은 좀 못 벗어났다"고 했다. 송하윤의 말처럼 '내 남편과 결혼해줘' 속 정수민은 온 마음을 다해 연기하지 않으면 어려웠을 캐릭터. 온갖 악행을 저지르지만, 마음에는 결핍과 질투심이 가득한 인물이기에 송하윤의 연기력이 아니라면 소화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도 있다.
송하윤은 촬영장에서도 철저히 자신을 고립시키며 정수민에 몰입했다고. 그는 "수민이는 사람들과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느낌이라, 제가 이걸 표현하려면 너무 가까워지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혼자 많이 있었다. 송하윤으로서 건강하게 이 역할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1회에서 지원(박민영)이 집안에서 죽는 장면을 찍었을 때는 제가 건강하지 않았다. 정신적으로 충격이 엄청나더라. 가짜였지만, 밀어서 깨지는 것까지 눈으로 목격하니 진짜 사고를 목격한 것처럼 바들바들 떨리고 온몸에 두드러기가 났다. 그 정도로 준비를 했음에도 충격을 받으니 이렇게 했다가는 16부까지 도저히 갈 수 없겠더라"고 했다.
정수민을 이해하기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프로파일러 등도 찾았다는 송하윤이었다. 송하윤은 "뒤의 내용이 점점 더 심해진다는 것을 알기��문에 철저히 이성적으로 수민이의 자아를 만들었고, 제가 저를 설득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그 감정을 외워서라도 저를 괴롭혔다. 개인적 성향도 안 맞아서 거부했던 것 같다. 이걸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먹었어도 대본을 못 넘기겠을 상황이었다. 그래서 정신과 선생님, 프로파일러를 만나 이런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봤다. 몸으로 부딪히면 병이 나니까. 그래서 자문을 구하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성향에도 안 맞는 캐릭터에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송하윤에게 권태기를 극복하게 만들어준 작품이 됐다. 송하윤은 "개인적으로 배우로서 '얼태기(얼굴+권태기)'와 '연기태기(연기+권태기)'가 와서 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배우는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제자리걸음 하는 느낌도 들었고 생각이 많아졌던 시기였다. 그런데 악역이 너무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정수민의 대본으로 악역이 왔고,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민이는 여자 연기자가 만날 수 있는 캐릭터로서는 쉽지 않은 캐릭터다. 다양한 감정을 연기할 수 있어서 행운이자 천운이라 생각했고, 아무도 없는 수민이를 송하윤이 지켜내고 열심히 살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렇게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얼굴을 발견해왔던 1년이다. 최근에는 남편 박민환(이이경)과 오유라(보아)의 불륜을 목격하고 내뱉은 외마디 "와 씨"가 화제가 됐다. 얼굴 근육까지도 파르르 떨며 연기한 그에 대한 시청자들의 감탄이었다. 송하윤은 "제가 그렇게 연기한 줄도 몰랐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장면을 보면 열이 받더라. 매장면 누군가를 미워하고 못된 말을 쏟아내고 그러면서 살아본 적은 다들 없을 것이다.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다 보면 진짜 바들바들 떨리더라. 지난 1년을 살면서 내 눈빛과 얼굴이 변하는 것을 스스로 느끼니 겁이 났다. 어르신들이 그러는데, 눈가에 주름이 생기면 얼굴에 이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 보인다는데, 그걸 수민이를 통해 너무 짧은 시간 안에 경험했다. 저도 눈이 돌면서 그렇게 연기하는지 몰랐는데, '나 이랬구나' 싶으면서 '수민이 좀 말려주세요'했다"고 말했다.
찬사가 쏟아진 송하윤의 연기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무려 21년의 세월간 연기 인생을 살아왔던 송하윤이다. '내 딸, 금사월'의 주오월로, '언니는 살아있다!'의 세라 박으로, 또 '쌈, 마이웨이'의 백설희를 거치며 작품 내에서 살아 숨쉬었다. "그냥 저는 계속 열심히 살았는데, 제 인생을 살듯이 캐릭터를 만나면 저를 빌리는 수밖에 없었고, 이 캐릭터로 열심히 살아온 것을 재미있게 봐주신 것만 같다. 여기에 삶과 생명이 붙어서 좋다. 수민이 덕분에 과거 작품들까지 끄집어내지는 것도 좋은 것 같고 의미가 있다. 제가 부귀영화를 누리려 연기를 하는 것은 아니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 너무 좋다. 촬영장에서의 '액션', '컷' 이 두 소리가 저에게 새로운 세상을 연다. '액션'하면 다른 세상이 열리고, '컷'하면 다시 저의 세상으로 돌아온다. 이걸 할 수 있다는 연기가 너무 좋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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