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전준표 “개의치 않는다” vs 대투수 양현종 “변화줘야 한다” ‘뜨거운 감자’ ABS 경험치 따라 대응전력 달라[SS 시선집중]

KBO가 각 구단에 배포한 2024시즌 주요 규정, 규칙 변경사항을 담은 안내자료 내용. 사진 | KBO.

[스포츠서울 | 황혜정 기자] 신인 선수들과 2군에 오래 있던 선수들은 이미 대처법을 알고 있는 듯했다.

2024시즌 KBO리그에 도입되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이 모든 선수에게 화두다. 투수에게도, 타자에게도 대처법이 필요하다.

이런 와중에 ABS를 미리 경험한 신인과 2군 선수들은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대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024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6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내야수 이재상은 고등학생 시절에 ABS를 경험했다.

이재상은 “정해진 (스트라이크) 존에서 바뀌지 않기 때문에 기준만 잘 파악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며 “투수 유형에 따라 투구궤적이 다르기 때문에 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석에서 단순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ABS를 의식하지 않고 내 스윙을 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신인임에도 대응법을 명확하게 그리고 있었다.

투수들도 마찬가지. 키움 신인 투수 전준표는 “처음 ABS가 도입됐을 때 낮은 공을 아예 잡아주지 않기도 했다. 그래서 한번 조정을 했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왔다고 생각한 공을 잡아주지 않더라도 개의치 않고 오히려 더 강하게 던지려 했다. 볼이 된 공을 신경 쓰기보다 다음 공을 힘있게 던져 타자를 맞춰 잡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리 경험해봤다는 점에서 조금 더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고 덧붙였다.

키움으로 트레이드 되기 전까지 2군에서 주로 뛰었던 키움 외야수 이주형은 “올시즌 ABS 도입으로 스트라이크 존이 일정해지니 나만의 존을 만드는 것이 과제가 될 것 같다. 존에 들어가면 과감히 스윙하고, 벗어나는 공은 잘 골라낼 수 있도록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 총재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1군에서만 뛴 선수들은 ABS 도입에 따라 지금껏 해왔던 야구 스타일에 조금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KIA 투수 양현종은 “ABS는 선에 걸치지 않으면 볼”이라며 “핵심은 라인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낮은 변화구를 집중적으로 던지려고 한다. 변화가 크다면, 낮은 코스로 들어가도 통과하면 스트라이크다. 각 큰 체인지업도 써야할 것 같다. 변화를 크게 주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양현종은 “투수에게 불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그렇다. 존이 타이트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C 외야수 박건우는 “ABS 스트라이크 존이 원바운드 되는 공을 스트라이크를 준다하면 선수로서는 이에 대한 대처를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전준표의 말처럼 ABS를 경험한 신인과 2군에겐 소중한 ‘경험치’가 있다. 이들이 이를 활용해 시즌 초반 ABS 적응이 덜 된 1군 선수들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도 시선이 집중된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