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딥페이크? 단순 짜깁기일 수도…무작정 ‘입틀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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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영상은 실제 영상이 아니고 가공된 영상이라고 밝히고 있어 딥페이크라고 볼 수도 없다"며 "분명한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볼 수 있다. 향후 풍자나 패러디 영상도 차단·삭제될 수 있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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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지난 23일 ‘가상으로 꾸며본 윤석열 대통령 양심고백’ 영상 등에 대해 접속 차단 조치 결정을 했다. 이 영상은 지난해 11월께 틱톡에 처음 게시됐는데, 최근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에스엔에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자 “(실제 대통령 발언으로 오인해) 현저한 사회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는 영상”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해당 영상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하게 정교하게 만들어낸 ‘딥페이크’인지 이번 선거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상인지 등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은 딥페이크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지난해 12월 개정) 위반 혐의까지 들여다보겠다고 밝히면서, 해당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입틀막’(입 틀어막기) 도구로 악용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윤 대통령 영상의 제작·유포자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달 29일부터 시행된 개정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전 90일부터 딥페이크 영상 등을 활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며, 영상 제작자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들여다볼 방침이라고 25일 밝혔다.
하지만 경찰의 이런 입장은 딥페이크 규정을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공직선거법은 딥페이크 영상을 ①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야 하고 ②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워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음에도, 경찰은 인공지능만 활용됐다면 정교함이 다소 떨어져도 딥페이크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실제 차단 대상이 된 윤 대통령의 영상은 기존의 연설 내용을 잘라 붙여 만든 짜깁기 영상으로 보일 정도로 조악한데도, 느닷없이 딥페이크 영상으로 분류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개정 공직선거법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도구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영상은 실제 영상이 아니고 가공된 영상이라고 밝히고 있어 딥페이크라고 볼 수도 없다”며 “분명한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볼 수 있다. 향후 풍자나 패러디 영상도 차단·삭제될 수 있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딥페이크 법 규정을 정밀하게 다듬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명주 서울여대 교수(정보보호학)는 “딥페이크는 인공지능을 써 가짜 영상을 만드는 걸 의미하는데, 인공지능을 쓰지 않았어도 가짜로 만드는 건 다 딥페이크다 이렇게 보는 확대 해석들이 있다”며 “그 해석을 법에서 더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법 개정 뒤 시행령을 논의해야 하는데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런 혼란이 생긴 것 같다”며 “(이번 선거를 앞두고) 실제 법을 적용하기 위한 내규, 규제 이런 것들이라도 합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 없이도 그럴싸한 가짜 영상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만큼, 인공지능을 사용했는지 여부를 떠나 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 규제를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방심위의 제재가 자의적이란 비판도 여전하다.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간사는 “방심위의 결정 근거가 된, 비방의 목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처벌·심의할 수 있도록 한 정보통신망법 44조의7은 규정 자체가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될 수 있다”며 “대법원은 일관된 입장으로 권력자의 국정운영을 비판할 수 있다고 보는데, 방심위는 법을 이용해 계속해 대통령의 심기만 살피고 있다”고 비판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고나린 기자 me@hani.co.kr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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