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비건, 난연 소재에 기부도… 마음까지 편안한 숙면을 꿈꾸다

신민기 DBR 객원기자 minkimomo1215@gmail.com 2024. 2. 2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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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비건 인증 매트리스
동물복지-환경 고려 트렌드 겨냥
제품, 마케팅에 ESG 결합하는
시몬스의 경영 전략 일환
시몬스 침대는 MZ세대 가치소비 트렌드에 부응하기 위해 국내 침대 업계 최초로 전 제품에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 매트리스 ‘N32’를 선보였다. 시몬스 제공
굳이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건강과 환경을 위해 식물성으로 만든 ‘비건(vegan)’ 제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되도록이면 동물을 학대하거나 고통을 주지 않고 만든 제품을 사기 위해 이것저것 따져 본다. 먹는 것은 물론이고 화장품이나 옷을 살 때도 비건 인증 마크를 확인하며 죄책감을 덜기도 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비건 침대 매트리스 제품이 등장했다. 시몬스는 국내 침대업계 최초로 전 제품에 비건 인증을 받고 친환경 인증까지 동시에 확보한 비건 매트리스 컬렉션 ‘N32’를 선보였다. 시몬스 침대가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 매트리스를 선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24년 2월 2호(387호)에 실린 시몬스의 ESG 경영 전략 사례를 소개한다.

● 비건과 친환경,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식품에서 시작된 비건 트렌드는 화장품이나 생활용품, 의류, 가구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일상 제품에서도 비건을 찾는 니즈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트렌드에 부응해 시몬스 침대는 국내 최초로 비건표준인증원에서 비건 인증을 받은 매트리스 N32를 출시했다. 비건표준인증원은 동물 유래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등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제품에만 비건 인증을 부여한다. 상대적으로 비건 트렌드가 오래되고 비건 인구가 많은 해외에서는 비건 매트리스가 이미 판매되고 있었지만, 국내에선 매트리스가 비건 인증을 받는 첫 사례였기에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회사는 인증 기준을 맞추기 위해 N32에는 유기농 해조류와 식이섬유인 셀룰로오스를 함유한 신소재와 리넨 등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는 등 동물성 원료를 완전히 대체했다. 또한 교차 오염을 막기 위해 동물성 원료를 이용하는 제품과 공정이 겹치지 않도록 했다. 비건 매트리스 제품의 생산 라인을 따로 관리하는 수고도 감수했다.

이어 국가 공인 친환경 인증도 확보했다. 소비자들은 비건 제품이 환경에도 더 좋을 것이라 기대하지만 비건이 반드시 친환경을 뜻하지는 않는다. 동물성의 천연 원료를 빼는 대신 화학 물질로 범벅이 된 제품도 비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몬스는 비건과 친환경을 동시에 잡기 위해 다양한 식물성 소재와 기술을 적용했다. 이처럼 비건과 친환경을 모두 잡기 위해 노력한 까닭은 윤리적 소비가 중시되는 가치소비 트렌드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은 세상을 이롭게 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 시몬스의 ESG 경영 방향과도 일치했다.

● 난연 매트리스부터 고객 동참 기부까지

시몬스 침대가 비건 매트리스를 출시한 것은 단순히 소비자를 위해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를 겨냥한 전략이기도 하다. Z세대의 절반 이상이 플렉시테리언(Flexible+Vegetarian)을 포함한 채식주의자일 정도로 전 세대 중 가장 높은 비율로 비건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몬스는 이전부터 MZ세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ESG 관련 활동을 펼쳐왔다. 매트리스는 신혼 때 혼수로 한번 사면 10년을 쓰는 제품인 만큼 MZ세대에게 좋은 제품과 브랜드로 각인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ESG 가치 실천이 기업의 비즈니스와는 동떨어진 채 소외계층을 위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반면 시몬스는 자사 제품과 마케팅, 브랜딩 등 다양한 비즈니스 활동에 걸쳐 적극적으로 ESG를 결합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몬스는 ESG 관련 활동의 일환으로 N32 비건 매트리스뿐만 아니라 기부에 동참하는 뷰티레스트 1925, 난연 매트리스도 선보인 바 있다. 뷰티레스트 1925는 소비자가 이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소비자 가격의 5%를 2025년 완공되는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센터 리모델링 기금으로 기부할 수 있게 한 제품이다. 최근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를 선보이면서 특허도 공개한 바 있다. 아파트 화재 사고가 이어지자 특허로 자사 기술을 보호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난연 매트리스가 널리 보급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렇게 ESG를 강조한 제품과 브랜드는 실제로 소비자들로부터 더 많은 선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와 리서치 회사 닐슨IQ가 공동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패키지에 비건, 친환경, 생분해성, 케이지프리 같이 ESG 관련 표기를 하는 소비재 제품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 28%의 누적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그런 주장을 하지 않은 제품은 20%만 성장하는 데 그쳤다. 연평균 성장률의 경우 ESG 제품은 1.7%포인트가량 우위를 보였는데 이는 이미 성숙 단계에 이르러 성장세가 완만한 소비재 시장에서는 적지 않은 격차다.

● 소셜라이징으로 사회적 책임 실천

시몬스는 ESG 제품을 내놓는 데서 끝나지 않고 다양한 소셜라이징 프로젝트를 통해 ESG의 S(사회적 책임)를 실천하고 있다. 침대 회사의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인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열풍을 이끈 게 대표적인 예다. 시몬스는 프로젝트 장소를 선정할 때 일부러 활기가 떨어진 지역을 선택해 죽은 상권을 되살리는 선순환을 창출하고 있다.

이 같은 시몬스의 ESG 경영은 경영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적극적인 ESG 경영과 소셜라이징 프로젝트 등에 힘입어 매출 역시 2019년 2037억 원에서 2021년 3054억 원으로 1000억 원 이상 늘었다.

신민기 DBR 객원기자 minkimomo1215@gmail.com
정리=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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