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황규인]중국이 축구를 못하는 이유, 그게 한국과 관계 있는 이유

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입력 2024. 2. 25. 23:42 수정 2024. 2. 2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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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축구를 못한다.

이번 아시안컵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한 골도 못 넣고 탈락했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88위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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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중국은 축구를 못한다. 이번 아시안컵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한 골도 못 넣고 탈락했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88위밖에 되지 않는다. 중국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것도 한국과 일본이 모두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권을 따낸 2002년 대회 한 번뿐이다. ‘스포츠 강국’ 중국이 유독 축구를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오만가지 해석이 나와 있다. 그중 하나가 ‘외아들’ 이론이다.

외아들 이론은 ‘맏형 말고 동생’ 가운데 유명 축구 선수가 많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실제로 리오넬 메시, 엘링 홀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해리 케인 모두 형(들)이 있다. 손흥민도 마찬가지다. 또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톱100으로 꼽은 선수 가운데 맏이는 28명밖에 되지 않았다. 선수별 형제 숫자를 근거로 계산한 예상치보다 오차범위 이상 적은 숫자다. 반면 중국 축구 선수는 기본적으로 외아들이라 형이 없다. 중국 정부에서 1978년부터 2013년까지 35년간 ‘한 자녀 정책’을 유지한 결과다.

그럼 유명 축구 선수 가운데 동생이 더 많은 이유는 뭘까. 영국 우스터대 연구진은 “자기 친형보다 축구를 잘하는 것이야말로 주변에서 ‘쟤는 축구에 재능이 있다’고 믿게 만드는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레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적어도 친형보다는 축구를 잘하는 동생만이 계속 선수로 선택받게 된다. 거꾸로 맏이는 동생들보다 축구를 못한다는 이유로 ‘자연 도태’당하는 일이 늘어난다.

그렇다면 어떤 동생이 축구를 잘할까. 이번에는 ‘형 말을 잘 따르는 동생’이 정답에 가깝다. 그래야 어린 시절 ‘동네 축구’에서부터 형이 친구들과 뛰는 ‘상위 리그’를 경험할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형 친구들’과 동네 축구를 하면서 동생은 팀원으로서 살아가는 법도 자연스레 익히게 된다. 축구 좀 잘한다고 형들에게 까불었다가는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중국 축구에는 이런 문화가 부족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한 자녀 정책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월드컵 우승 꿈을 파괴해 버렸나’라는 기사를 통해 “한 자녀 시대 선수들은 팀원들과 협력하는 기술(cooperation skill)이 떨어진다”며 “중국 유소년 축구에서는 팀이 점수를 올려도 선수들이 (자기가 골을 넣지 않았으니) 기뻐하지 않는 경우도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에서는 외아들, 외딸인 스포츠 유망주에게 가족과 선생님 모두 ‘잘한다, 잘한다’고 칭찬하기 바쁘다. 이런 접근법이 개인 종목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희생정신이 필요한 팀 스포츠에서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탁구에서 중국이 세계 최강이 된 이유가 거꾸로 축구에서는 중국이 약체인 이유가 된다는 해석이다.

한국은 2020년 기준으로 배우자가 있는 여성도 아이를 1.13명밖에 낳지 않는 나라다. 자연스레 축구 선수 가운데도 형이 있는 동생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 축구는 이 변화에 얼마나 대응하고 있을까.

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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